[듣보잡] “회사 아닌 직무 선택하라…마구잡이식 지원 통하지 않아”

[듣보잡] “회사 아닌 직무 선택하라…마구잡이식 지원 통하지 않아”

기사승인 2017-03-13 15:59:55

[편집자주] 포근한 봄기운과 함께 취업시즌에 돌입했다. 해마다 취업준비생들은 다양한 기업과 직무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취업에 있어서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지원 기업과 직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우선이다. 이에 쿠키뉴스는 각 기업의 실무 담당자들을 만나 취업과 관련한 생생한 조언을 듣는 '듣고 보는 잡(job)' 기획을 연재한다. 

[쿠키뉴스=이승희 기자] “회사가 아닌 직무를 선택하라” 

김두용 비투모로우 대표는 “원하는 직무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 채 입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며 “회사에 앞서 직무를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직업전문가인 그가 말하는 현실적인 조언들을 들어보자.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SK건설의 사업관리팀과 인사팀에서 5년 정도 근무했다. 사업관리팀에서는 공장을 건설하는 일에 관련된 일정을 관리했다. 인사팀에서는 신입사원과 지도자급 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업무를 맡았다. 재작년 10월에 퇴사한 후 직업 설명과 직무 분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비투모로우’를 운영하고 있다.

—취업 준비를 하던 때의 경험담이 듣고 싶다. 당시 스펙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학점은 4.5점 만점에 3.89점이었다. 영어 점수는 토익으로 치면 945점을 달성했고, 오픽 IH 점수로 높은 점수를 만들었다. 공모전 활동도 했다. 학부 시절 산업경영공학과에 대한 홍보 영상을 만드는 대회에서 전국 2등 수상 기록을 보유했다. 뉴질랜드로 6개월 어학연수를 다녀온 경험도 있다.

—입사를 위해 단계별로 어떤 준비를 했나

합격한 자기소개서를 많이 읽었다. 그러다보니 ‘한 항목에는 한 가지 주제만 넣어야 한다’ ‘두괄식으로 작성해야 한다’ 등의 일정한 구조가 보였다. 그 후로는 자기소개서를 반복해서 작성했다. 타인에게 부탁하지 않고 스스로 첨삭했다. 원하는 직무와 관련해 공부한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했다. 그런 부분들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인적성 검사는 문제집으로 대비했다. 시간을 정해놓고 풀었으며, 시험 전날 틀린 부분을 다시 한번 풀었다. 시험 당일에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는 찍지 않았다. 찍는 것도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빈칸으로 남겨뒀다.

—많은 준비를 해서 들어간 대기업이다. 퇴사하고 창업하게 된 이유가 있나

인사팀에서 근무할 때 자신의 직무에 대해 모르고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많이 봤다. 그 친구 중 대부분은 회사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더라. 심지어 퇴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었다. 그 후 퇴사하고 직무 분석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됐다.

—실질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달라

취업 경쟁은 더 심해질 것이다. 앞으로 막무가내식 지원은 소용이 없다. 자신이 원하는 직무 2~3개를 정하고 집중적으로 공부하길 권장한다. 직무와 관련해 준비한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녹여내는 것도 좋다.

—스펙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소개서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까

그렇지 않다. 스펙은 무조건 중요하다. 기본 이상의 점수는 만들어 놓아야 한다.  입사 지원서를 작성할 때 스펙 기입란이 존재하지 않나.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담당자들이 보겠다는 것이다. 정말 필요가 없다면 아예 쓰지 않게 할 것이다.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고 단정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다.

—최종관문인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면접은 주관적이다. 면접관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면접관에 따라 선호하는 이미지는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학원에서 일괄적으로 배우는 것이 도움되지 않는 이유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영업과 관련된 업무에서는 강한 이미지가, 전략기획 쪽에서는 차분해 보이는 이미지가 장점으로 적용될 수 있다. 면접관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라.

또,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는 것이다.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속으로 ‘나도 회사를 평가한다’는 생각을 해라. 회사와 대등한 입장이라는 마음으로 면접에 임하면 떨리는 마음이 가라앉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취업준비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입사원 중 30%가 퇴사한다고 한다. 퇴사자 중 절반은 직무 부적응을 이유로 꼽았다. 직장을 선택하기에 앞서 직무를 선택하길 권하고 싶다. 하나의 예를 들겠다. 어떤 회사에 입사한 후 직무가 맞지 않아 퇴사하게 된다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했다면 퇴사 후 한 단계 낮은 규모의 회사를 가더라도 경력은 단절되지 않는다. 이직할 기회 또한 존재한다. 직장보다는 직업군을 먼저 선택하길 바란다.

—나에게 비투모로우란?

비투모로우는 대한민국과 개개인의 행복을 증진하는 ‘직업웰빙’이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는 뜻의 ‘웰빙푸드’처럼, 직업에도 웰빙이 필요하다. 일이라는 것은 한평생 떨어지지 않는 삶의 일부다. 만약 일하면서 불행하다면 삶 자체가 불행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면 삶에서 느끼는 행복 역시 증폭될 것이다.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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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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