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생수 시장의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제주 삼다수’가 올해 광동제약과의 계약이 끝나면서 관련업계에서는 삼다수 입찰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다수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9년 3300억원에 불과했던 생수시장은 지난해 7403억원으로 매년 두자릿 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로 볼 때 2020년 1조원 규모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생수시장은 광동제약의 제주 삼다수가 41.5%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단순계산으로도 지난해 기준 광동제약은 삼다수 브랜드 하나만으로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어 롯데칠성 아이시스 브랜드가 9.7%, 농심 백산수가 8%때 점유율로 뒤를 잇고 있다.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 제품들이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 삼다수의 경우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제조하는 제품으로 내륙의 유통만을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8년부터 2012년까지 15년간 농심이 삼다수 판매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후 수의계약 방식에서 일반입찰로 변경된 2012년부터 광동제약이 유통을 도맡아 하고 있다. 유통을 맡게 될 경우 압도적인 브랜드 선호도를 확보할 수 있으며 삼다수의 매출을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어 입찰권을 두고 업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유통 판권 계약이 오는 12월 14일 종료된다. 그간 광동제약은 입찰계약을 통해 4년에 1년을 추가한 ‘4+1’로 유통을 전담해왔다. 총 5년의 계약이 끝나 광동제약은 일반입찰대상업체로 경쟁해야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간 삼다수 판매 경험이 있는 농심은 물론 지난 2012년 입찰에 참여했던 아워홈·샘표·남양유업·웅진식품 역시 연말 입찰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업체 이외에도 ‘대어’를 낚기 위한 업체들의 밑그림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 생수제조업체인 제이원을 인수했다. 기존 생수 브랜드인 ‘크리스탈’ 외에 올 하반기 자체 브랜드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웅진식품도 2015년말 자회사인 가야F&B와의 합병과정을 통해 생수 브랜드 ‘가야G워터’를 리뉴얼 출시한 바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용암해수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제주용암수’를 인수했다. 오리온은 제주도 용암해수산업단지에 공장을 착공하고, 연구개발을 거쳐 2018년에 혼합음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용암해수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탈염 과정에서 생성되는 천연 미네랄을 통한 부가사업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평균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2ℓ 생수의 제조원가의 경우 100원대로 원가부담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수익을 내기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업체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삼다수 유통권 입찰에 성공할 경우 삼다수는 물론 자사 생수 브랜드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삼다수를 생수 시장의 ‘독이 든 성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계약이 종료돼 이후 사업권이 타 업체로 넘어갔을 경우 매출에 타격이 크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계약기간이 끝났을 때 빈 자리를 메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재 광동제약 역시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삼다수에서 확보하는 만큼 올해 사업권이 넘어갈 경우 매출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