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2002년 고등학생들에게 교복 셔츠 위에 바람막이를 입는 것이 유행했었다. 용돈을 모아 처음 마련했던 바람막이는 사이즈에 비해 품이 넓어 바람이 강하게 불면 날다람쥐처럼 펄럭였다. 그 이후 바람막이를 입지 않았다.
센터폴 ‘CPX 스터너 자켓’의 피트감은 어렸을 적 기억을 깨끗이 지울 정도였다. 처음 간단한 이너웨어 위에 자켓을 걸치고 밖으로 나섰을 때 느낀 것은 ‘깔끔하다’였다. 신축성이 뛰어나다거나 통풍이 잘된다는 체험적인 부분보다도 다소 모호한 이런 단어가 떠오른 것은 그만큼 착용감이 좋았기 때문이다.
낮 기온 26℃, 4호선 길음역에서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까지 약 3.7㎞ 거리를 직접 걸었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은 날씨라 땀이 꽤 났지만 몸에 달라붙지 않았다. 통풍이 좋아 팔을 걷지 않아도 시원해 햇빛에 팔이 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특히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으로 다가왔다.
주말 간 짧은 외출에 입어본 이후 출·퇴근길에 착용했다. 재질이 얇았지만 아침 저녁 찬 바람이 불 때에도 보온성이 뛰어났다. 다만 비침이 있어 평상 근무복으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출근 이후에는 일부러 옷을 접어 가방 안에 보관했는데, 얇고 가벼워 몇 번을 접어도 공간적인 여유가 충분했다. 때때로 가방에 급하게 구겨 넣기도 했었는데 수 시간이 흐른 뒤에 꺼냈을 때에도 크게 주름이 지지 않았다. 세탁할 시간이 없을 때, 옷걸이에 걸어둔 뒤 분무기로 물을 뿌려두면 대부분의 주름이 사라져 사용이 용이했다.
CPX 스터너 자켓은 스포츠 감성을 더한 크로스오버 라인 CPX의 주력 상품이다. 회사측은 일상 운동을 즐기는 ‘운도남(운동하는 도시 남자)’를 타깃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레이사의 스터너 스트레치 원단을 사용해 촉감과 스트레치성이 우수했으며 펀칭 형태의 디테일로 통기성이 좋았다.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흰색과 회색 배색도 깔끔하게 어울렸다.
목 부분 지퍼 안쪽에는 후드가 있었다. 보통 이런 경우 후드를 말아 넣다보니 칼라가 두꺼워지는 편이지만 재질이 얇아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후드가 머리를 온전히 덮을 정도는 아니어서 다소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 드라마 주인공인 박해진이 극 중 입고 나와 ‘박해진 바람막이’라는 이름이 붙은 센터폴 CPX 스터너 자켓의 가격은 13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