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 윤민섭 기자] “그렇게 잘했다고는 생각 안 했는데, 계속 보니까 진짜 잘한 것 같기도 하고…”
에버8의 미드 라이너 ‘셉티드’ 박위림이 경기 승리 후 기자석을 찾았다.
에버8 위너스는 4일 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MVP와의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1주차 9경기에서 2대0 완승을 거둬 롤챔스 무대 첫 승을 거뒀다.
박위림은 “MVP가 전 시즌 4위를 기록한 팀이긴 하지만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며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2대0으로 이기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아프리카전에서 충격적인 데뷔전을 펼쳤다. 롤 커뮤니티에서는 그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당시 소감을 묻자 그는 “데뷔전에서 그런 칭찬을 들어서 기분은 좋았지만, 그 날 3세트에서 내 실수가 잦아 졌다”며 “감사한 것과는 별개로 기분이 좋진 않았다”고 고백했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에 대해서는 “상대방을 라인전에서 찍어누르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다”며 “죽더라도 딜러한테 딜을 넣고 죽자는 마인드가 박혀있는 것 같다”고 스스로의 플레이 스타일을 평가했다.
박위림이 지난 아프리카전에서 신드라로 맹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MVP는 신드라를 밴하지 않았다. 에버8은 옳다구나 신드라를 가져갔고, 그게 곧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박위림은 “MVP가 신드라를 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요즘 밴 카드가 많기도 하고, MVP가 전략적으로 다채로운 색깔을 갖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굳이 밴을 할까 싶었다”며 “생각보다 사람들이 신드라를 선픽할 거라고 생각치 않는다”고 전했다.
2경기 화제가 됐던 대(對) 애니비아전 카시오페아픽에 대해서는 “카시오페아가 애니비아 상대로 좋다고 생각한다. 정화를 들면 카이팅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이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카시오페아 장인으로 유명했다.
‘컴백’ 하승찬 선수가 정글러가 아닌 서포터로 출전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오더가 매우 불안정했었다”며 “원래는 ‘엘라’ 곽나훈 선수가 오더를 맡았지만, 메인오더라기엔 부실한 느낌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처음에는 하승찬 선수를 정글로 기용하려 했지만, 바텀 라인전 기량도 뛰어나서 서포터로 출전시켰다”며 “모든 포지션이 그에게 오더와 운영 등 모든 걸 배워가고 있다”고 밝혔다.
챌린저스 코리아와 롤챔스의 경기력 차이에 대해서는 “이제 챌린저스 코리아도 수준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아직 SK텔레콤이나 kt, 삼성 등과 붙어보지 않아서 그런 걸 수도 있다”며 “1부 하위권과 2부 상위권은 어느 정도 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에게 이번 서머시즌 목표를 묻자 “현실적인 목표는 롤챔스 잔류고, 좀 더 나아갈 수 있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의 ‘페이커’ 이상혁과 견주어지고, 그에 빗댄 별명이 지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별명을 지어주실 줄 몰랐다”며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잘했다고는 생각 안 했는데, 계속 보니까 진짜 잘 한 것 같기도 하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음주 있을 이상혁과의 맞대결에 대해 묻자 그는 “특별하게 생각은 안 해봤다”며 “오히려 bbq의 ‘템트’ 강명구와 삼성의 ‘크라운’ 이민호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두 선수가 배울 것도 많고 잘해 무섭다”며 “이상혁을 배재한 것은 아직 스크림을 비롯한 팀 게임에서 만나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위림은 끝으로 “이번 시즌 롤챔스에 올라와서 2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고, 더 집중해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안 좋은 모습 보여도 조금만 참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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