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페인 검찰의 기소에 불복의 뜻을 내비치며미증유의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복수의 외신은 호날두의 에이전시인 ‘제스티푸테사’가 스페인 검찰이 기소한 탈루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강경대응의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호날두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세무당국을 속여 1470만 유로(약 187억 원) 상당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호날두의 반응이 심상찮다. 해당 스캔들이 불거진 뒤 호날두는 팀 동료둘에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SPL)를 떠나겠다는 말을 했다. 자국리그와 유럽무대를 동시에 호령한 ‘정복자’ 입에서 나온 폭탄발언이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결백하다”고 힘줘 말했다. 적어도 자신은 단 한 번도 조세회피를 한 적이 없는데, 표적수사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SPL 탈세 의혹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2007년부터 2년간 일부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가 징역 21개월에 벌금 200만 유로(약 25억 원)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도 탈루 혐의로 조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검은 표범’ 사무엘 에투는 바르셀로나 소속 당시 탈세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년의 구형을 선고받았다.
혐의를 인정하면 형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탈세 스캔들에 휘말린 당사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마스체라노와 디 마리아는 혐의를 인정해 벌금을 냈고, 감형으로 이어졌다. 반면 호날두는 자진납세를 다짐하면서도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베컴법(외국인 세율 25%)’을 철폐하며 외국인 사업자에 대한 세율을 20%가량 올렸다 하더라도 스페인(46%)은 잉글랜드(50%)보다 세율이 낮다. 그렇다면 왜 유독 SPL에서만 탈세 스캔들이 터질까?
스페인에서 탈세에 연루된 축구선수들은 모두 연봉이 아닌 초상권 수익으로 기소됐다. 메시, 호날두 등 슈퍼스타급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밟는 것 외 수익이 상당하다. 탈세로 기소된 무리뉴 감독 역시 그렇다. 이들은 옷, 신발, 축구게임 등에서 천문학적인 초상권 수익이 발생한다.
초상권 수익은 범국가적으로 이뤄진다. 경기장 안에서와 달리 상업적인 계산이 있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이 나온다. 만약 세금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모든 수익에 대한 세금 산정이 스페인을 통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러긴 힘들다.
호날두의 경우 영국령의 버진 아일랜드에 회사를 설립해 국제적으로 초상권 수익을 취했다. 버진 아일랜드의 법인세는 12.5%로, 스페인의 1/4 수준이다. 메시의 경우 중남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초상권을 보호했다가 유죄가 확정됐다.
EPL의 경우 버진 아일랜드가 영국령에 포함돼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초상권 관련 세금을 12.5%만 내도된다. 반면 스페인에서 뛰는 선수들은 초상권 수익의 46%를 고스란히 내야한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유럽을 호령한 휘황찬란한 팀들이 유독 탈루 스캔들에 잦게 휘말리는 이유다.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던 탈세 이슈가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호날두가 팀을 떠나겠다는 폭탄선언으로 저항을 암시했지만 복수의 매체들은 호날두가 무죄를 주장하다가 패하면 4000만 유로(약 508억 원)의 벌금과 함께 2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것이라 경고했다. 스페인 당국은 2년 미만의 형을 받은 초범에겐 집행유예를 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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