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바른정당 정운천 최고위원(전북 전주시을)에 따르면, 안심번호를 이용하고 있는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의 기업들이 이에 대한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택배기사들에게 전가 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안심번호란(050 등 전화부가서비스), 개인정보 노출을 피할 수 있도록 별도로 부여된 가상 번호를 통해 전화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로, 홈 쇼핑, 온라인 쇼핑몰 및 카카오 택시 등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도 흔히들 알고 있는 서비스다.
이에 해당 부처로부터 자료를 받아 확인한 결과, 안심번호 서비스를 활용하는 현대 홈쇼핑 등 총 10개의 홈쇼핑 업체와 G마켓 등 6개의 온라인 쇼핑몰 모두 안심번호 사업자에게 단 한푼의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았으며, 안심번호를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 택시 측은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운천의원이 전했다.
또한 해당 계약서에 아예 ‘비용에 대한 부분이 없거나’, ‘별도의 통신비용 및 수수료는 없다.’는 문구까지 삽입되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안심번호 사업자는 안심 번호로 발신 시, 별도의 통신 비용이 발생하는 점을 악용해 홈 쇼핑 등의 업체에게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택배기사 및 택시 기사들의 통화료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즉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해도 별도의 통화료가 발생되는 구조에 따라, 안심 번호에 대한 비용은 힘없는 택배기사와 택시기사가 고스란히 지불하고 있었던 꼴이며, 홈 쇼핑 및 온라인 쇼핑몰 등은 정당한 댓가는 지불하지 않은 채, 고객들에게 자사의 이미지 제고에만 열을 올리고 있었다는것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안심번호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계속해서 이용해야 통화료를 통한 이익이 창출되기 때문에, 더 많은 홈 쇼핑・온라인 쇼핑몰과 계약하기 위한 역리베이트까지 발생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확인 결과, 소수의 사업자들이 역리베이트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운천 최고위원은 “이러한 행위는 명백한 비용 전가 행위로, 홈 쇼핑 업체가 안심번호 제공 서비스에 따른 원가 비용을 택배기사에게 떠넘기는 것은 공정거래법이 규제하는 이익제공 강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업들의 횡포인 만큼, 법적 재제 조치와 개선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주=유승호 기자 a2396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