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국민의당, 남원·임실·순창)이 소방청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119구조본부가 구입한 필수장비 실구매가가 시중가에 비해 2~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로 만능 도끼의 경우 시중가 11만 1천원 짜리를 구조본부는 23만 9천원에 구입했고, 시중가 8만 8천원 랜턴도 구조본부는 16만 1천에 구입해 소방청 도끼는 '금도끼' 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소방청의 장비구매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유는 소방청의 부적절한 장비구매 제도와 인력부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 119구조본부는 장비 구매 시 직접 예산액을 결정한다.
또한, 중앙119구조본부 내 예산액 결정 절차나 통일된 장비구매 기준이 없어 담당자가 알아본 가격으로 예산액을 결정하는 상황이다.
이에 지방 소방본부 역시 소방업체 여러 곳에 가격을 문의하고, 평균가를 산정해 예산 가격을 책정하는 주먹구구식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일선 소방본부 장비구매 실무자들은 장비 표준 규격이나 예상가격 기준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형편이다.
특히, 장비담당 인력 부족도 매우 심각한 문제다. 소방청은 정부기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930종의 장비를 보유·관리하고 있지만 소방청 내 장비 담당자는 13명에 불과, 경찰청 장비 담당이 151명, 해경 85명인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방청은 ‘MAS(Multi Award Schedule)’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서 유사 제품을 반복해서 구매하고, 공급업체가 2곳 이상인 제품에 대해 조달청이 업체와 직접 계약해 나라장터에 해당 제품을 등록하는 제도다.
이용호 의원은 “소방관들의 장비 부족 문제가 여러 번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예산을 확보하더라도 장비를 비싸게 산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라며, “장비구매 절차를 명확히 하고, 중앙에서 장비표준 규격과 예상가격 지침을 만들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 MAS제도 역시 확대해 담당자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구매담당자 등 행정 실무자는 현장 인력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장비 담당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실무자가 부족하지 않은지 제대로 검토하고, 필요한 인력을 제때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원=유승호 기자 a2396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