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기재부 외압의혹이 일었던 20억원 e스포츠 예산이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로써 내년 e스포츠 예산은 정부안 대비 44.3% 줄어든 액수가 집행된다.
7일 문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6일 자정께 통과된 2018년도 문체부 예산안에서 ‘e스포츠 활성화 지원’ 부문에 신규 편성됐던 ‘아마추어 e스포츠 생계 조성사업’ ‘신 한류 e스포츠 콘텐츠 산업기반 조성사업’ 등 e스포츠협회 관련 예산 20억원이 삭제됐다. 이에 따라 2018년도 e스포츠 예산은 25억800만원이 됐다. 2017년 대비 6.9% 감소한 수치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지난달 20일 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뒤 제3자 뇌물수수,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보강수사를 벌이던 중 전 전 수석이 정무수석일 당시 기재부에 외압을 행사해 자신이 사유화한 한국e스포츠협회에 예산이 편성되도록 한 정황을 포착했다.
앞서 아마추어 육성, 신 한륜 콘텐츠 조성 등을 명목으로 문체부가 기재부에 요청한 예산은 5억원이었는데 1, 2차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 그러자 전 전 수석 보좌관 출신 윤모씨와 한국e스포츠협회 조모 사무총장 등이 청와대에 찾아가 전 전 수석과 해당 예산 편성으로 논의했고, 곧바로 전 전 수석이 기재부 예산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20억원으로 증액해 편성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기재부 실장은 문체부에 기존 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증액한 예산안을 재신청하라고 했다.
검찰은 이를 직권남용으로 보고 구속영장 재청구 시 해당 혐의를 포함시킬 방침이다. 전 전 수석은 “e스포츠는 4차산업 혁명의 중요한 주역으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몇 안 되는 분야다. 일찍부터 이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촉구해 왔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판단을 가지고 상식적으로 (기재부에) 조언했다”고 해명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