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시즌을 맞은 올해 Mnet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공식 제목은 ‘쇼미더머니7’이 아닌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777)’이다. 제목에서부터 기존 시리즈의 패턴을 깰 정도로 이번 시즌에 임하는 제작진의 각오는 대단하다. 매 시즌 반복됐던 참가자 규모의 확대, 출연하지 않을 것 같았던 유명 래퍼 섭외 등의 홍보 문구는 이번엔 찾아보기 힘들다. 그 대신 강조하는 건 ‘베팅 시스템 도입’과 ‘1차 예선 폐지’다.
먼저 베팅 시스템을 통해 랩 배틀의 승패에 따라 참여한 래퍼들이 돈을 뺏고 뺏기는 모습을 그릴 계획이다. 예능으로서 극적인 재미를 살리고 ‘쇼미더머니’라는 제목에 더 충실해지는 변화다.
제작진은 지나치게 상업적인 그림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각자의 돈을 걸고 도박을 하는 게임도 아니고 제잔진이 걸어놓은 상금 안에서 진행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7일 오후 2시 서울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 열린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제작발표회에서 최승준 PD는 “래퍼들이 하는 ‘돈 자랑 랩’의 뿌리를 찾아가면 재능을 돈으로 사려는 사람에게 타협하지 않고 랩만으로 돈을 벌겠다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며 “힙합을 사랑하는 분들은 래퍼들이 돈만 쫓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 예능적인 재미를 위한 장치다”라고 설명했다.
체육관에 모인 수천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치러진 1차 예선은 이제 볼 수 없다. 현장 지원을 폐지한 대신 온라인을 통해 영상 심사를 진행했다. 최 CP는 “예전엔 1차 예선에서 1만여 명을 대상으로 30~40시간 심사를 봤다면, 이번엔 동영상 심사로 1000여명으로 줄여서 12시간 정도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 시즌까진 래퍼들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고 싶어서 짧은 시간 안에 ‘디스’나 ‘싸이퍼’ 등을 보여주려다 보니 아티스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시즌이 나왔던 것 같다. 올해는 깊이 있는 심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심사 기준도 조금 변했다. 이전까지는 현장에서 틀리지 않고 박자를 정확하게 맞춰 뛰어난 랩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래퍼들의 개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심사 기준이 바뀌었다.
래퍼 스윙스는 “이전까진 랩을 기술적으로 얼마나 잘 하는지가 중요했다면, 올해는 자기 자신을 얼마나 또렷하게 표현하는지가 중요하게 됐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이어 “예전엔 참가자들이 랩을 도끼나 지코처럼 하려고 했다면, 이번 시즌은 누구처럼 랩을 하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라며 “모두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게 발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큰 증거다. 시청자들도 창의적인 예술가를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은 Mnet ‘프로듀스 48’ 후속으로 7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