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이 국정감사에서 위법 인사전횡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20일 공개한 ‘직책자 강임(강등) 인사자료와 소송관련 현황’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지난 2013년 11월 전임 사장(유재훈) 취임 이후, 2014년 2월부터 4회에 걸쳐 매년 상하반기 정기인사에서 직책자 약 36%가 이유 없이 강등당했다.
이어 강등된 직원들에게 인사보복을 하여 2회에 걸쳐 부장에서 팀장, 다시 팀원으로 강등하였는가 하면 6개월마다 부산 서울, 서울 부산으로 전보하는 방식으로 보복성 인사조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한 강등처분을 당한 직원 1명이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위법’한 것으로 획정되어 승소했다. 회사 측은 소송한 직원을 포함해 35명에 대해 그간의 미지급 임금차액 총 3억6000만원을 배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결제원의 강임 행위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결정이 나왔지만, 결제원이 현재까지 전임 사장과 임원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 것도 지적됐다.
결제원은 37명을 강등시킨 뒤 다른 직원을 승진시켰는데, 결국 당시의 강임 조치가 위법한 것으로 판명 나면서 소급배상에 따른 비용 3억 6천만원을 추가로 지출하게 됐다.
이에 대해 예결제원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 후 법무법인 ‘지평’과 ‘김앤장’에 당시 인사담당자들에 대한 징계 및 변상명령이 가능한지 의뢰해 두 법무법인 모두 변상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고용진 의원은 “책임이 있는 임원이 아니라 인사담당 직원에 관한 로펌의 의견을 임원들에게 적용하는 꼼수다”며, “이사의 경우는 상법 상 과실의 크기에 상관없이, 법 위반 자체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이어 “전직 임원들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대법원이 결정을 내렸음에도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현직 임원들의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병래 사장은 “(예탁결제원의) 처리 과정에서 고의 중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었다”라며, “지적사항에 대해 검토해 별도로 보고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