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퇴직연금펀드의 순자산이 14조원에 육박할 만큼 규모는 커지고 있으나 수익률은 각 펀드마다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종류별로 약 1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상품이 있는 반면 30% 이상 손실을 낸 펀드도 존재한다.
특히 신흥아시아주식을 담은 펀드 상품은 베트남을 제외하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운용·관리하는 신흥아시아 국가 주식을 담은 펀드 손실 폭(1년 기준)이 가장 컸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 설정한 퇴직연금 펀드 평균 수익률(1년, 10월 25일기준)은 마이너스(-) 3.07%인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기준금리 수익은 커녕 손실만 내고 있는 셈이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자산운용상품이 은행의 이자 보다 못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흥아시아 국가 주식에 투자하는 퇴직연금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는 일부 상품을 제외한 다수가 1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관리·운용하는 퇴직연금 펀드(신흥아시아 투자) 상품 중 3개가 수익률에서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7일 설정된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H’는 1년 기준으로 마이너스(-) 32.81%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신흥아시아 국가 투자 퇴직연금 펀드 가운데 가장 저조하다. 이어 ‘삼성인도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UH’, ‘삼성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 2’도 각각 22.94%, 17.07% 손실을 냈다.
이밖에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증권자투자신탁’이 20.53%의 손실을 기록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1’도 18.77%에 달하는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펀드는 신흥아시아 국가 중소형주(종목)에 투자한 펀드”라며 “증시 영향이 관련 종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관련 펀드의 수익률 부진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으로 인해 신흥아시아 국가의 증시도 영향을 받아서다. 하나금융투자 최보원 연구원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등의 아시아 국가들이 부진한 이유는 원유 수입 규모가 큰 지역이라 유가의 급격한 상승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고, 환율 및 무역갈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선전한 퇴직연금펀드 상품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 1(UH)’,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주식]C/C-P1e’(유리자산운용) 등은 각각 17.01%, 10.18%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