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7일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폭로한 '정부의 KT&G 사장 인사개입 및 청와대의 적자 국채 발행 강요' 의혹과 관련해 김동연 전 부총리와 차 전 비서관이 민간기업인 KT&G와 서울신문에 사장 교체 압력을 넣고, 적자 국채를 발행·취소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당이 신 전 사무관의 폭로와 관련해 검찰 고발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당은 특히 청와대가 기재부를 압박해 초과 세수가 있는데도 국채 발행을 시도, 전 정권의 국가부채를 늘림으로써 부채비율을 조작하려 했으며, 또 1조원 규모의 국채매입(바이백)을 취소해 국가재정에 손실을 끼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재부 차관 출신이자 나라살림 조작 사건 진상조사단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추경호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부채 숫자를 조작해 정권이 쓰고 싶은 대로 쓰고, 그 후 부담을 다음 정권과 미래로 넘겨놓겠다는 불순한 동기가 보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최순실 사건 때는 소위 호스트바 출신이라고 알려졌던 고영태를 의인이라고 추켜세웠다"면서 "고시에 합격하고 나라 살림을 운용하는 사무관이 직접 경험한 뒤 잘못된 관행이라고 진언한 것을 조롱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한국당은 신 전 사무관의 폭로와 관련해 국회 기획재정위 차원의 청문회를 재차 주장했다.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국회 운영위 이후에 다소 주춤한 모양새를 보이는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공세도 강화했다.
특히 8일로 예정된 청와대 비서진 개편과 관련해 민간인 사찰 의혹의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공무원 불법 사찰 문제는 조 수석이 이미 운영위에서 자인해 차고 넘치는 증거를 수집했다"며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총선용 참모진 개편이 아니라 사찰과 조작에 대한 민정라인 문책·견책용 인사 개편이다. 덮는다고 덮어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윤기찬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조 수석이 무슨 명분으로 그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왜 '구악보다 더한 신악'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청와대와 조 수석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무소불위 통제 불능의 청와대를 만든 장본인인 조 수석이 유임될 것으로 전해져 국민과 공직사회가 경악하고 있다"며 "조 수석 경질이 없다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8일 오후 국회에서 '민간인사찰·나라살림 조작 진상조사단' 연석회의를 열어 '쌍끌이 공세'에 나서기로 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