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나영이 드라마로 돌아왔다. 2010년 KBS2 ‘도망자 Plan.B’ 이후 9년 만이다.
그동안 유독 드라마에선 이나영을 볼 수 없었다. 2012년 ‘하울링’과 지난해 ‘뷰티풀 데이즈’ 등 영화로는 관객들을 만났지만 드라마 소식은 뜸했다.
그랬던 그가 선택한 드라마는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이다. 책을 읽지 않는 세상에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tvN '굿와이프', OCN '라이프 온 마스'의 이정효 감독과 tvN ‘로맨스가 필요해’, KBS2 ‘연애의 발견’의 정현정 작가가 만나 탄생시킨 작품이다.
이나영은 드라마에서 한때 잘나가는 카피라이터였던 고스펙의 ‘경절단절녀’ 강단이 역할을 맡았다. 명문대 출신에 졸업 전 유명광고회사에 입사할 만큼 유망했지만 현재는 1년 전 이혼하고 남편, 집, 돈까지 잃은 여성이다. 그랬던 그녀가 1년짜리 고졸 계약직 사원으로 출판사에 입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상대역은 이종석이 맡았다. 쓰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인기 작가이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에 최연소 편집장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집과 직장에서 특별한 인연으로 엮이며 로맨스가 펼쳐진다.
이나영은 1~2부 대본만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21일 오후 2시 서울 언주로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열린 ‘로맨스는 별책부록’ 제작발표회에서 이나영은 “1~2부 대본에 굉장히 많은 것들이 담겨있었다”며 “영화 같이 잘 짜여 있어서 놀랐다. 캐릭터들도 다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욕심이 났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오랜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이나영도 일종의 경력 단절이다. 쉬는 동안 결혼과 출산을 겪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점에서 극 중 강단이 캐릭터와 비슷한 점이 있다. 하지만 이나영은 “보통 시나리오를 볼 때 내 지금 입장과 연관시키진 않는다”라며 “작품 자체에 이입되고 흥미를 느낄 때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는 요소가 나에게 있는지 묻는다”고 설명했다.
경력 단절 여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나영은 “드라마 중에 워킹맘 면접관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온다”라며 “그렇게 단어로 구분 짓는 게 애매하다고 생각한다. 직장 그만둔다고 도태된 것도 아니고 맡은 역할을 하면서 그만의 삶을 사는 것뿐이다. 작가님이 그렇게 설명하면서 캐릭터들에 공감할 수 있게 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감독과 배우도 이나영과 함께 하는 소감을 전했다. 이정효 감독은 과거 이나영이 출연했던 MBC ‘네 멋대로 해라’를 언급하며 “언젠가 일을 같이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작품을 하게 될 줄 몰랐다. 같이 일을 하게 돼서 좋다. 분량도 많은데 현장에서 재밌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잘 불러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상대 배역을 맡은 이종석은 데뷔 초부터 이나영을 이상형으로 꼽을 정도로 팬이다. 이날 이종석은 “난 성공한 팬”이라며 “감사하게 찍고 있다”고 쑥스러워 했다. 이어 “얼굴이 빨개질 때가 많은 것 빼면 다 괜찮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후속으로 오는 26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