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환희가 섬유근육통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박환희는 22일 자신의 SNS에 “불치병이라는 섬유근육통의 완치를 꿈꾸며, 새해부터는 꾸준히 운동하기로 결심했다”며 “20대 말에 진단받게 된 골다공증마저도 튼튼한 근육을 만들어서 이겨내고 싶다”고 적었다.
섬유근육통은 근육, 관절, 인대, 힘줄 등 연부조직에 만성적인 통증을 일으키는 근골격계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여성에서 빈발하며 우울 증상도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구본산 서울백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섬유근육통에 대해 알아봤다.
◇섬유근육통, 통증 조절하는 중추신경계 문제
섬유근육통은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사람들이 특정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발병하거나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인구의 10% 정도가 만성 전신 통증을 가지고 있으며 섬유근통은 0.5%~5%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여성 및 연령이 증가할수록 많이 진단되고 있다.
섬유근육통의 증상은 전신에서 나타난다. 두통, 손발저림, 수면장애, 설사, 변비, 빈뇨, 식욕부진, 목마름, 어지럼, 시야 흐림, 비특이적인 가슴 통증, 구역, 구토 등과 같은 다양한 신체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조금만 무리해도 쉽게 피로를 느끼며,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은 흔히 만성근육통과 관절통을 호소한다. 그러나 혈액검사나 X-ray, CT, MRI 검사에서 관절과 근육에 염증의 증거는 없고 의사의 진찰에서 특정 연조직 부위의 다발 압통점을 보인다. 압통점(tender point)은 신체의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을 유발하는 점을 일컫는다. 압통점은 전신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지만, 압통점이 있다고 하여 반드시 섬유근통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혈액검사와 영상검사에서 통증을 일으킬 만한 질환이 없고 통증이 섬유근통의 특성에 맞는다면 진단할 수 있다.
섬유근육통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는 거의 없다. 하지만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반드시 시행하는 이유는 섬유근통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예를 들어 감염, 갑상선 이상과 같은 호르몬 질환, 관절염 및 자가면역질환, 각종 암 등)을 감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신 통증이 올 수 있는 다양한 질환, 특히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과도 관련이 깊어 자세한 건강검진이 권장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진단방법은 의사가 직접 환자가 느끼는 통증에 대해 들어보고 신체진찰을 하여 통증의 양상을 판단하는 것이다. 통증의 범위, 시기, 강도 및 동반증상에 대해 조사하고 수면에 문제가 있거나 심한 스트레스 상황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섬유근통 환자는 수면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우울증과 불안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 조절하고 운동지속해야...근거없는 치료법 주의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섬유근육통은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염증성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불구가 되거나 관절이 변형되지 않는다. 따라서 근거 없는 정보로 잘못된 치료에 매달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섬유근통 증상 조절에 효과가 있는 약제들이 많이 나온다. 항우울제로 쓰이는 세로토닌 관련 약물이 섬유근통 증상 조절에 효과를 보이며, 삼환계 약물,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 등도 사용된다. 단일요법에서보다 약물의 병합요법에서 더 효과가 있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요법과 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한다. 운동은 통증과 피로를 감소시키고 우울감과 삶의 질을 개선하며 체력을 향상한다. 하지만 운동을 중단하게 되면 통증 감소 효과는 바로 사라지기 때문에 운동을 지속적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료실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약물치료로 통증을 조절하고 운동치료를 지속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시행한다. 우울감과 자기효능감을 좋게 하여 운동과 함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구본산 교수는 "섬유근육통은 정확한 의사의 진단이 필수다. 하지만 진단을 받았다고 감기처럼 빨리 치료되는 병은 절대 아니다"라며 "긴 시간 동안 의사와 환자가 서로 협력해 약물 조절을 하고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해 통증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과정을 거친다. 의사와 환자가 서로 대화를 통해 최선의 치료를 찾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