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자격자 대리수술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환자단체가 '수술실 환자 안전 지키기 운동' 돌입을 선언했다. 수술실 CCTV 법제화를 비롯한 환자 안전 관련 법안 발의와 제도 도입을 보다 적극적으로 촉구하겠다는 의미다.
7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 수술실 CCTV 설치·의료인 면허 취소·의료인 행정처분 정보 공개제도 법제화를 통해 수술실 환자 안전을 지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정형외과, 군병원 대리수술 등에 이어 올해도 무자격자 대리수술이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지난 달 31일 성형외과의원에서는 원장이 간호조무사를 의사로 둔갑시켜 2015년 9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3년 2개월 동안 쌍커풀, 눈주름, 페이스리프팅 등 1538회의 무면허 성형수술을 시킨 혐의로 원장과 간호조무사가 입건됐다.
또 지난 달 16일에는 부산시 영도구 소재 정형외과의원 관련 1심 형사법원 판결선고가 있었다. 영업사원에게 대리수술을 시킨 의사는 징역 1년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이 되었고, 무자격자인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는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에 환자단체는 "의사와 영업사원에게 각각 구형한 징역 5년, 징역 3년에 비하면 턱없이 경미한 수준이다. 무자격자 대리수술은 외부와 차단된 수술실과 전신마취약을 이용한 ‘반인륜범죄’이고, 의사면허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신종사기’다. 이를 근절하려면 경찰·검찰과 법원의 강력한 형사처벌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번 1심 형사법원의 판결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평했다.
특히 무자격자 대리수술 관련 처분이 미약하고, 행정처분 정보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환자단체는 "의료인은 무자격자 대리수술을 교사했더라도 현행법상 1년 이내의 의료인 면허 자격 정지만 가능하고, 이 기간이 경과하면 다시 의사로 활동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며 "무자격자 대리수술을 했거나 교사한 의료인이 의사 면허가 취소되거나 정지되었다고 하더라도 현행법상 해당 의료인의 인적사항과 위반 사실 및 행정처분의 내용을 공개하는 무자격자 대리수술 관련 행정처분 정보 공개제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작년 11월 무자격자 대리수술을 교사한 의료인에 대해 면허를 취소하고 3년 동안 재교부 받지 못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의료사고 피해자와 가족·유족·환자단체는 작년 11월 22일부터 이날(7일)까지 51일째 국회 정문에서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와 의료기관에서 촬영한 CCTV 영상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보호하는 의료법 개정안 발의를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지난 50일 동안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 운동’에 집중했다면 오늘부터는 ‘수술실 환자 안전 지키기 운동’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더욱 적극적인 법안 발의와 제도 도입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의사면허제도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수술실 환자 안전을 위협함으로써 의사에 대한 환자의 불신을 가중시키는 무자격자 대리수술을 반드시 근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