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4개월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 부회장이 직접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아 노조 설득에 나섰다.
22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르노그룹의 제조·공급을 총괄하는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전날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과 대화 시간을 가졌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약 10시간 가량 부산공장에 머물며 생산 현장의 주요 사항들을 점검했다. 부산공장 내 조립, 차체, 도장, 파워트레인 등 각 공장의 세부공정별 현장 책임자 및 중간 관리자들과의 간담회도 진행했다.
현재 르노삼성 노사는 16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부분 파업 종료 기준 노조의 총 누적 파업 시간은 144시간(38차례)이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전 세계 모든 자동차 공장들은 신규 차종 배정을 통한 물량 확보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생존 경쟁을 진행 중"이라며 "특히 부산공장처럼 전체 생산 물량 중 수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공장들은 수출 물량 확보 여부가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사갈등으로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경쟁력을 상실하면 현재 위탁 생산하고 있는 닛산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로그 후속 물량이 끊길 수 있음을 강조했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부상공장은 생산비용은 높지만 시간당 생산비용은 이미 르노 그룹 내 공장 중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미래 차종 및 생산 물량 배정 경쟁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자리는 파업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우리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였을 때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 폐쇄 위기를 겪었던 스페인 바야돌리드 르노공장을 예로 들며 그는 "1300명의 임직원에 대한 희망 퇴직을 실시한 바야돌리드 공장 원들도 많은 파업을 진행했지만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면서 "진정한 변화는 2009년 3년간 임금 동결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에서 시작됐고 전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좋은 공장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르노삼성의 미래는 르노삼성 임직원들에게 달려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르노삼성자동차 협상 당사자들 간에 이번 임단협을 결론짓기 바란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