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미국 그랜드캐년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은 후 가족의 국민청원 제기로 논란이 된 대학생 박준혁(25) 씨가 사고 52일 만에 귀국한 가운데 박씨 부친의 발언이 화제다.
22일 외교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후 4시 15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박씨의 이송에 환자 이송용 항공기 사용이 검토됐으나 그의 상태가 호전, 항공기 좌석 8개를 연결한 공간을 이용해 이송이 가능해졌다. 이에 박씨의 이송 비용은 처음 예상됐던 2억원 규모에서 약 2500여만원으로 줄었다. 해당 비용은 대한항공에서 지원한다.
이날 박씨의 아버지는 YTN을 통해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아들의 캐나다 유학도 어렵게 보냈다”며 “정말 돈이 많았다면 아들이 현지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벌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다친 것도 힘든데 가족을 향한 비난까지 쏟아져 견디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금까지 도움을 준 현지 의료진과 교민 관계자, 성금을 모아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한편 "언론을 비롯한 대중의 관심은 아들의 귀국을 끝으로 거두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으로 박씨가 어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지 등 일정 미정이며 가족도 공개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30일 미국 서부 그랜드캐년에서 추락해 머리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이후 지난달 17일 박씨의 가족이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청원을 게재, 대중에게 사건이 알려졌다. 당시 박씨의 가족은 박씨를 미국에서 치료하고 이송하는 데 10억원 이상의 막대한 금액이 든다며 국가의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 중 일어난 사고에 국고를 사용하는 것이 옳은지에 관해 네티즌들의 토론이 벌어졌다. 이후 박씨의 모교인 동아대학교에서 모금을 진행했으며 박씨의 가족도 부담을 덜었다고 알려졌다. 박 씨는 현재 의식을 회복, 의사가 동행하지 않아도 될 만큼 호전된 상태라고 전해졌다.
장재민 기자 doncic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