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톰은 의학적으로 인정된 진단법이자 치료기술입니다"
대한외과의사회는 26일 오후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명 '맘모톰 절제술(진공보조유방양성종양절제술)'의 급여진입 필요성을 설파했다.
최근 맘모톰은 '유방양성종양 치료 효과'와 관련한 두번째 신의료기술 승인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20여년간 의료현장에서 진단과 치료 두 가지 목적으로 쓰였음에도 급여진입이 연이어 좌절되자 의사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구본용 대한외과의사회 학술이사는 "맘모톰은 20년간 해오던 시술이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도 직접 시술할 정도로 안전하다. 특히 우리나라 외과영역에서는 주요 명품 수술로 성장했는데 생각지 못한 위기가 벌어져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이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맘모톰을 구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1999년 국내에 도입된 '맘모톰'은 본래 유방 조직의 절단 및 채취용으로 개발된 장비의 이름이나 흔히 시술을 일컫는 용어로 쓰인다. 유방 종양조직이 양성인지 악성인지 알아보기 위해 조직을 채취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초음파로 병변을 관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빨대굵기의 대롱모양 탐침을 이용해 혹이나 유방 종양 조직을 진공으로 빨아들일 수 있어 유방 종양 전체 제거도 가능하다.
그런데 현행 건강보험 급여기준상 맘모톰을 '진단적 생검'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종양을 제거하는 치료효과는 인정되지 않아 환자들에게 치료임에도 치료라고 할 수 없는 애매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 현재 유방종양절제를 위한 공인된 의료기술은 절개를 통한 직접 절제 뿐이다.
그동안 맘모톰 종양제거술은 진단목적의 진료행위로 준용돼 널리 쓰였다. 그런데 앞서 보건복지부가 보장성 강화 정책의 일환으 로기존의 침생검으로 준용해 청구해 오던 맘모톰 수술에 대한 의료행위 재분류가 필요하게 되었다.
당시 외과의료계는 맘모톰 수술에 대한 새로운 행위코드를 만들고자 지난 2016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신의료기술평가 심사를 신청했지만 최근 2번째 심사에서도 반려됐다. 치료효과에 대한 비교연구의 수와 표본의 크기가 충분하지 않고, 맘모톰 관련 논문 14편에서 맘모톰으로 미처 제거하지 못한 종양의 잔존병소율이 10%이상으로 비교적 높았다는 이유에서다.
맘모톰 도입 초창기부터 시술을 해온 외과 의료진들은 NECA의 결정이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분홍빛으로병원 이동석 원장은 "맘모톰은 엄밀하게 보면 20년 전의 기술이다. 20년전부터 현재까지의 종양제거효과를 평균을 낸다면 효과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환자들에게 시행하는 기술임을 감안해 옛날의 데이터를 볼 것이 아니라 최근 데이터에 가중치를 주는 것이 맞다"며 "2014년 이후 자료에서는 잔존병소율이 1~2%에 불과할 정도로 효과가 높게 나온다"고 강조했다.
또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부 실손보험사에서는 맘모톰을 진단이 아닌 치료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을 이유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부당이익금 반환 요구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은정 대한외과이사회 의무이사는 "일부 보험사들이 맘모톰 관련 소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며 "우선 진단과 치료는 분리될 수 없다. 유방의 혹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변 전체를 떼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최대한 많은 양을 떼어 검사해야 암으로 변할 수 있는 이질적인 세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맘모톰의 경우 진단을 하니 치료가 따라오는 것이지 온전히 치료 목적만을 위해 쓰였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맘모톰이 치료적 목적으로 쓰여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이야기 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왔을 때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며 "20년동안 큰 무리없이 점 하나정도 상처만 남기면서 제거했던 유방종양을 일부러 절개하고 제거해야 하느냐. 복잡한 문제가 빨리 정리되어 환자들에게 좋은 진료 여건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외과의사들의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