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 치료한다?

거식증,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 치료한다?

기사승인 2019-03-13 11:30:26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거식증 치료법이 개발됐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팀은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 자넷 트레져(Janet Treasure) 교수팀과 공동으로 거식증의 치료 전략을 짧은 동영상 클립으로 제작해 모바일기기에 탑재, 환자가 필요할 때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보드캐스트 내용은 동기강화기법을 사용해 거식증에서 회복한 환자들의 독백을 영상물로 구성했다. 또 다른 전략은 심리교육으로서 보드캐스트를 시청하면서 개인마다 문제가 되는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자신만의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국내 거식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존치료와 병행해 보드캐스트 부가치료의 효과와 적합성을 평가하는 시범 연구도 진행했다.

거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3주간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들거나 혹은 폭식 충동이 들 때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할 때마다 보드캐스트를 사용하게 했다.

보드캐스트 사용 후 환자들의 섭식장애병리 감소, 긍정적 정서 증가, 부정적 정서 감소 효과를 보였다. 연구 참가자들은 보드캐스트가 심리적 지지, 치료 접근성, 회복에 필요한 정보 제공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스마트의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Telemedicine and e-health’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학계에서는 IT 기술과 의료를 접목한 ‘스마트 헬스케어’를 통해 섭식장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율리 교수는 “생태학적 실시간 개입은 기존치료의 부가적 방법으로서 의사의 지침에 따라 환자가 자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회복한 동료들이 주는 경험을 토대로 섭식장애 환자를 지지해주는 실시간 개입이 환자의 병적 행동을 변화시키게끔 작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 김율리 교수는 “생태학적 실시간 개입을 통해 훈련한 전략들을 환자가 일상에서 적용해서 그동안 조건화된 병적 행동을 소멸시킬 수 있게끔 새로운 행동을 반복 학습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거식증은 정신과 질환 중 사망률 1위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거식증을 청소년들에서 가장 우선으로 치료해야 할 질환 중 하나라고 보고한 바 있다. 이렇게 치명적임에도 조기에 치료받으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김율리 교수는 “거식증은 극심한 신체적 쇠약과 정서적 메마름을 동반한다. 무엇보다도 전문의료기관을 찾아 환자의 신체적, 심리적, 정신 사회적 건강상태에 대한 평가를 받고,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환자에게 적합한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태학적 실시간 개입은 외래에서 진료받는 환자들에 대한 부가치료로 획기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기강화식 면담: 회복에의 동기를 부여하고, 두려운 회복 과정을 감내할 수 있도록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게 하는 면담기법

*설명적 심리교육: 섭식장애에 대한 지식, 회복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 문제가 되는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자신만의 전략을 짤 수 있도록 도움.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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