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사진)의 사내이사 연임과 관련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22일 입장 입장문을 통해 “국민연금의 찬반 의견은 위탁운용사, 기관투자자, 주주들에게 암묵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조양호 회장의) 혐의에 대한 재판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국민연금 측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같은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전날 현정은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기권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 회장은 상법상 ‘신용공여 금지’ 위반으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바 있으며, 현재 이와 관련한 손해배상청구가 진행 중이다. 현대상선이 현 회장을 ‘배임’혐의로 고소한 건도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대엘리베이터의 현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기권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의 혐의는 사법부에서 유·무죄 여부 판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 회장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재판이 진행중인 상태에 있는 기업 경영권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죄형 법정주의 및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냉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주총 안건에 반대할 경우 이는 선례로 작용해 경제계 전체로 확산돼 기업 활동을 더욱 위축시켜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 대한항공 앞에는 중요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대한항공은 절대안전체제 유지 및 안정 경영을 통한 회사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항공 전문가인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항공·운송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조 회장의 식견은 대한항공뿐 아니라 한진그룹의 주주가치 극대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따라서 연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