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20%에 불과한 지방이식의 생착률을 인슐린으로 80% 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 인슐린이 자가지방이식의 생착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성형외과 전영우 교수가 실험용 쥐 30마리를 이용해 지방조직과 식염수, 지방유래 줄기세포, 인슐린 등 각종 재료를 혼합해 이식한 결과, 인슐린을 이식한 군에서 지방 조직의 생존율과 분화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은 총 30마리의 쥐를 대상으로 등 부위를 4개 구역으로 나눠 유방축소술을 한 여성 기증자로부터 받은 지방과 구역 별로 다른 성분을 이식해 이뤄졌다. 형질전환 흰쥐로부터 줄기세포를 얻어 주입했으며, 향후 녹색형광물질의 관찰을 통한 줄기세포의 분화를 관찰하기 위해 사용됐다.
30마리 쥐의 등은 A~D까지 4개 구역으로 나눠졌다. 이 중 A군(대조군)에는 지방조직과 인산염완충식염수, B군은 지방조직과 지방유래 줄기세포, C군은 지방조직과 지방유래 줄기세포, 인산염완충식염수 그리고 D군에는 지방조직과 지방유래 줄기세포, 인슐린이 주입됐다. 그리고 생체 내 영상시스템으로 이식된 줄기세포의 녹색형광단백질발현을 관찰했다.
지방의 부피를 육안으로 관찰한 결과 인슐린이 투입된 D군의 지방부피가 가장 컸다. 반면, A군이 가장 작았다. A군은 183.3ml, B군은 208.2ml, C군은 212.1ml, D군은 233.4ml이었다. D군은 대조군인 A군보다 50ml 더 커서 약 27% 더 컸다. B군과 C군 보다 각각 25.2ml, 21.3ml로 11.8%, 10% 이상 컸다.
또한 최초로 이식된 지방과 비교한 부피의 비율은 A군은 61.1%, B군은 69.41%, C군은 70.68%, D군은 77.8%로 D군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분석은 최초로 지방이 이식된 후 지방세포가 충분히 생착할 수 있는 기간인 8주가 된 시점에 이뤄졌다.
전영우 교수는 “인슐린은 지방전구세포의 증식과 성숙 지방세포로의 분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따라서 인슐린을 피하에 반복적으로 투여하면 인슐린유발 지방비대증 같은 합병증이 생기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슐린은 외부성장 및 분화신호를 분화중인 지방세포에 전달해, 결국 일부 지방유래줄기세포가 지방세포로 분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또 생체 내 형광영상시스템으로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추적 관찰한 결과, D군에서 가장 강력한 형광신호가 측정됐다. 즉, 다른 군보다 D군에서 더 많은 지방유래줄기세포가 보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B, C, D 군 모두에서 이식 이후 10일 동안 형광신호가 점진적으로 감소했지만, A군에서는 형광이 관찰되지 않았다.
전 교수는 “최초 이식 후 2일, 10일, 20일이 경과한 모든 시점에서 D군이 가장 높은 형광신호가 관찰됐다”며 “또 지방 조직을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에서도 D군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더 많은 신생혈관이 보였고, 섬유화(생착 실패)는 적게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이식된 세포들은 모든 쥐의 등에 덩어리로 존재했고, 이들 모두에게서 급성 염증이나 괴사와 같은 이상 반응은 없었다.
전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지방이식 후 인슐린 지방유래 줄기세포 분화 촉진’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인 성형외과 학술지인 PRS(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에 지난 10월에 발표했다.
*생착률 : 이식한 지방이 체내로 흡수되지 않고, 정착하게 되는 비율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