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주주총회가 오는 27일 열리는 가운데 이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직 연임을 둘러싸고 뜨거운 표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2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의결권정보광장(vip.cgs.or.kr)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플로리다연금(SBA of Florida)과 캐나다연금(CPPIB), BCI(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 등 3곳이 의결권행사 사전 공시를 통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각 연기금의 홈페이지에 공시된 내용을 취합해 의결권정보광장에 올리는데, 현재까지 파악된 외국 기관투자자 3곳은 모두 반대 의견을 표시한 것이다.
플로리다연금은 반대 이유로 "이사회가 충분히 독립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BCI는 "우리는 개별 이사들의 자격에 관해 투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기에 후보자 명부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캐나다연금은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들 3곳은 대한항공의 사외이사로 박남규 서울대 교수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했다.
주총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조 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 등을 놓고 찬반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 회장 측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그룹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으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총수 일가의 '갑질 경영'과 주주가치 훼손 등을 문제 삼으며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의결권 위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최대주주인 조 회장 측(지분율 약 33%)과 표 대결을 예고했다. 소액주주(지분율 약 56%) 상당수의 위임장을 확보해 조 회장 연임안 통과를 저지하겠다는 목표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어디에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이날 주총 안건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 수탁자위는 전날 주총 안건을 심의했으나, 위원 간 이견이 있어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