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출시 33주년을 맞은 현대자동차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링 모델 '쏘나타'는 우리나라 대표 국민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왔다.
1세대부터 이번에 출시한 8세대에 이르기까지 8번의 진화를 거듭해온 쏘나타이지만 최근 들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세계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이 불면서 지난 5년간(2014~2018년) 국산 중형세단의 산업수요는 19.8% 감소했다. 쏘나타도 지난해 6만5846대가 팔리며 1998년 이후 가장 낮을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신형 쏘나타’를 통해 택시 모델을 제외하고도 올해 7만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름 빼고 다 바뀐 신형 쏘나타를 타고 일산 킨텍스에서 남양주 동화컬처빌리지까지 편도 약 75km 구간을 시승했다.
쏘나타를 처음 마주한 순간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쏘나타와는 크게 다른 느낌을 받았다.
외관의 경우 현대차의 차세대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sensuous sportiness)'가 세계 최초 적용돼 날렵해진 듯 했다. 또한 주간주행등이 켜지지 않았을 때는 크롬 재질로 보이지만 점등되면 램프로 바뀌는 '히든라이팅 램프'가 후드 양쪽에 길게 자리해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후면부 역시 얇은 가로형의 리어콤비램프와 범퍼 하단의 가로형 크롬 라인, 리어콤비램프와 비례를 맞추는 보조제동등을 통해 첨단 이미지를 갖췄다.
또한 기존 모델보다 높이는 30㎜ 낮아진 반면 휠베이스 35mm, 전장 45mm이 각각 늘어나 세련된 쿠페 스타일로 재탄생됐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이너(전무)가 "더 이상 '국민차'나 '아빠차'가 아니어도 괜찮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도로를 누비는 한대의 쿠페 스타일의 세단이고 싶다는 게 새로운 쏘나타의 정체성이다"이라고 말한 이유가 수긍이 갔다.
신형 쏘나타는 무엇보다 다양한 최첨단 신기술이 돋보이는 차량이었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한 차량을 사용하더라도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AVN(Audio∙Video∙Navigation) 화면 내 사용자 선택을 통해 차량 설정이 자동으로 개인에게 맞추는 '개인화프로필'이 대표적이다. 시트포지션을 비롯해 ▲헤드업 디스플레이 ▲아웃사이드 미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내비게이션 최근 목적지, 홈화면 위젯, 휴대폰 설정 등) ▲클러스터(연비단위 설정 등) ▲공조 등이 사용자에 맞게 세팅된다.
가장 눈길이 가는 기능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해서 차키가 없어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량 출입이나 시동이 가능한 '현대디지털키' 였다. 스마트폰을 운전석 외부 도어핸들에 접촉시키면 문을 잠그거나 열 수 있다. 탑승 시에는 차량 내 무선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리고 운행이 가능하다. 차키 없이 스마트폰만으로도 시동을 킬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또한 '문콕'의 걱정을 덜어줄 '원격스마트주차보조'는 주차간격이 좁은 우리나라에서 유용하게 쓰일 듯 했다. 차 앞에 서서 스마트키를 이용해 버튼을 누르니 차량이 앞뒤로 이동했다.
반면 차량의 성능은 무난했다. 신형 쏘나타 가솔린 2.0 모델의 최고출력은 160마력, 최대토크는 20kg·m로 쏘나타 뉴라이즈(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0kg·m)와 비교할 때 토크는 같지만, 출력은 오히려 조금 떨어진다.
약 1시간의 주행을 마친 뒤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리터당 13㎞을 기록했다. 복합연비가 리터당 13.1㎞임을 감안할 때 비슷한 수준이다.
신형 쏘나타는 가솔린 2.0 모델 기준으로 2346만~3289만원으로 이전 모델이었던 쏘나타 뉴라이즈보다 각 트림별로 130만원에서 370만원 정도 가격이 인상됐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를 우선 가솔린 2.0와 LPI 2.0 모델로 운영하며 하반기에 가솔린 1.6 터보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