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의 향후 거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 항공사를 한꺼번에 '통매각' 하는 방안이 우선 추진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세 항공사를 각각 따로 매각할 수도 있다는 단서를 붙인 만큼 분리매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오는 25일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의 구체적 자금지원 규모와 방식 등을 결정한다. 이어 아시아나항공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다시 맺고, 금호는 아시아나항공 공개매각에 착수한다.
금호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를 별도로 매각하는 것은 금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단, 인수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에어부산 지분의 44.17%, 에어서울의 지분 100%를 각각 보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에어서울과 함께 '통매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지난 15일 기자들을 만나 "자회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시너지 효과를 생각한 구도에서 만든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래서 가능하면 일괄매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매각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금호 측과 협의해서 할 수도 있지만, 시너지를 위해서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일단 그걸 존중하고 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별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전체를 매각하는데 약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비용을 한꺼번에 내기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분리 매각이 진행될 경우 기존 저비용항공사(LCC)와 지난달 면허를 받은 LCC들이 먼저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분리 매각 시 아시아나항공이 어느 기업에 팔릴지와 함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누가 가져가게 될지도 기존 항공업계 판도를 뒤바꾸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