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 시대, 암치료 환경 '진화'해야"

"정밀의료 시대, 암치료 환경 '진화'해야"

기사승인 2019-05-21 18:15:47

암치료 환경에 '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쿠키뉴스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1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9 미래 안전·건강포럼'에서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대한항암요법연구회장)는 "의료환경 변화에 따라 치료제 접근성 향상을 심도있게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로 변모하는 의료 환경에 맞춰 건강보험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 산정특례제도에서는 암환자 치료비의 본인부담률 5%로 보장하고, 이는 건강보험에 `등재된 약제에 제한적으로 지원한다. 문제는 치료효과가 입증된 약제라도 급여에 등재되지 않을 경우 환자 부담이 높아 의료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같은 치료 접근성을 보완하기 위해 ‘의약품 선별급여제도’, ‘위험분담제’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제도와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새로운 혁신 의약품의 등장으로 의료진과 환자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는데 건강보험 급여의 지연은 치료현장의 또 다른 장애물이 된다”며 “면역항암제의 경우 다양한 암종으로 빠르게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으나 급여 적용은 매우 제한적이다. 최근 항암 치료 패러다임을 반영한 보장성 강화 제도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특히 의약품의 허가와 건강보험 등재까지의 기간이 길어 의료현장의 부담이 높다. 강 교수는 “새로 나온 신약은 식약처의 허가를 받고 급여에 등재되어야 의료현장에서 부담 없이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허가에서 보험까지 급여기간이 오래 걸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의 부담이 매우 크다”며 “비급여 치료는 의료진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제한하고, 환자 가족의 생존권까지 위협한다. 급여 등재 기간의 단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위험분담제(RSA)’와 ‘선등재 후평가’가 대표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위험분담제는 신약 건강보험 등재에 따른 재정과 치료효과의 불확실성을 기업과 보험자가 분담하는 제도다. 주로 대체가능한 치료법이 없거나 생존을 위협하는 암이나 희귀질환의 치료제에 적용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위험분담제 시행 5년을 맞아 재평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강 교수는 위험분담제와 관련 “위험분담제 시행 이후 사후평가의 경우 다른 나라의 데이터가 아닌 우리나라 환자에 쓰였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데이터를 누가 만들고, 어떤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하는지 추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국내 평가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범의료계의 협조와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또한 허가와 동시에 급여 등재하는 선등재 후평가에 대해서도 강 교수는 “선등재 이후 진행되는 사후평가와 운영절차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분분하다. 이에 대한 일관되고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며 "사후 평가 시 환자 보호 방안 역시 전제돼야 한다. 사후평가에서 최종 계약 불발 시 해당 신약을 처방받고 있던 환자들이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별도의 보호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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