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말이산고분군서 1600년 전 토기 등 보물급 유물 대량 출토

함안 말이산고분군서 1600년 전 토기 등 보물급 유물 대량 출토

기사승인 2019-05-28 17:43:30

아라가야의 고도 경남 함안에서 지난해 말이산 13호분에 이어 올해도 중요한 유적과 유물이 다수 출토돼 국정과제인 가야사 조사연구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에 탄력을 받게 됐다.

함안군(군수 조근제)은 말이산고분군 경관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2월 말이산고분군 북쪽지역에 대한 발굴조사(조사기관 두류문화연구원)를 실시하고 28일 조사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대상은 말이산 45호분과 그 주변에 위치한 중대형 덧널무덤 4기로 말이산고분군 내 대형봉토분의 등장을 알려주는 상징적인 고분 확인과 함께 1600년 전 아라가야인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집모양토기[家形土器], 배모양토기[舟形土器], 등잔모양토기[燈盞形土器], 동물모양뿔잔[動物形角杯] 등 보물급 유물들이 다수 출토됐다. 

45호분은 말이산고분군 주능선 정상부에 위치한 봉토분 중 최초의 대형봉토분이자 유일한 덧널무덤[木槨墓]으로 확인됐다.

무덤은 구릉 정상부의 암반을 깎아 봉토의 기저부를 조성하고 그 내부를 다시 파서 덧널(木槨)의 매장주체부를 조성했다.

이러한 방식은 지난해 말이산 13호분에서 밝혀진 고암반대 축조기법으로 45호분에서도 그 흔적이 확인됨에 따라 아라가야 중심고분 축조의 큰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봉분의 잔존규모는 암반대를 포함해 직경 20m, 높이 1.8m이며 매장주체부는 길이 6.7m, 너비 2.7m로 대형무덤에 해당한다.

무덤 내부에서는 보물급 유물들이 다수 출토됐다.

특히 피장자의 머리 위쪽 유물부장공간에서는 다수의 유물과 함께 집모양토기, 배모양토기, 동물모양뿔잔, 등잔모양토기 등 다양한 상형토기(象形土器)들이 출토됐다.

지금까지 한 고분에서 이처럼 다양한 상형토기가 출토된 사례는 처음이다.

또한 피장자가 안치된 좌우측과 발치 아래에서는 말갑옷[馬甲]과 투구[縱長板冑], 큰 칼[大刀], 금동제 말갖춤새 등이 확인돼 이 고분이 아라가야 최고지배층의 무덤임을 보여주고 있다.

출토유물과 유구현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고분의 축조 시기는 400년을 전후한 시기로 아라가야 최초의 고총(高塚)고분의 등장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완형으로 출토된 집모양 토기는 맞배지붕의 고상가옥형태 주전자(注子)로 9개의 기둥과 대들보, 도리, 대공, 서까래, 지붕마감재 등 마치 우리 전통건축의 기본구조인 삼량가(三樑架)에서 나타나는 주요 부재 등이 정확하게 표현돼 있다.

배모양토기는 유선형의 평면을 가진 준구조선(準構造船)형태로 이물과 고물부를 높게 올리고 판재를 대었으며 양측현 상부에 각 5개씩 노걸이가 위치하고 있다.

배의 뒷부분은 뚫려있어 기능적으로는 잔(盞)으로 볼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배 모양토기의 상당수가 아라가야계 토기인 점을 감안하면 아라가야의 중심고분인 말이산고분군에서 이번에 확인된 배모양토기는 매우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동물모양뿔잔의 경우 불꽃무늬 투창을 새긴 굽다리에 타원형의 몸체와 아래로 쳐진 꼬리를 붙인 후 'U'자상의 뿔잔을 올린 것으로 뛰어난 조형미를 가진다.

이밖에 45호분의 동쪽사면부에서 확인된 2지점 1호 덧널무덤에서도 아라가야의 뛰어난 토기문화를 상징하는 불꽃무늬 투창이 새겨진 토기들과 덩이쇠, 미늘쇠 등이 다량 출토됐다.

또한 이곳에서 출토된 원통형 토기 2점은 일본 나라현 당산(堂山)유적에서 보고된 것과 동일한 형태로 두 지역 간의 밀접한 교류를 보여준다.

45호분 서쪽사면의 3지점 1호 대형덧널무덤에서도 고품질로 제작된 토기와 목걸이장식 등 다량의 유물이 확인되어 400년을 전후한 시기 아라가야의 화려한 고분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함안군 관계자는 "이번에 조사된 45호분은 덧널무덤에서 돌덧널무덤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대형 봉토분이 등장하는 시점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성과로 세계유산등재를 추진 중인 말이산고분군의 가치를 더해주는 성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출토된 집모양토기와 배모양토기를 통해 아라가야 사람들의 뛰어난 건축기술과 조선술을 복원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마련됐다"며 "향후 중요유물의 안전한 보호를 위한 장치마련과 복원 등에 대한 기초연구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굴조사의 자세한 성과와 출토유물은 29일 오후 2시 함안군 가야읍 말이산고분군 발굴현장과 함안박물관에서 공개될 계획이다.

함안=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

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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