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ESS 사고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이날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이하 조사위)가 실시한 에너지저장장치(이하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결과를 공개하고, ESS 화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및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밝혔다.
조사위는 인명피해 방지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다중이용시설 전면 가동중단과 함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고원인 규명을 통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를 지난해 12월 설치하고 약 5개월 여에 걸쳐 조사활동을 실시했다.
이에 조사위는 ESS 분야의 학계, 연구소, 시험인증기관 등 19명의 전문가로 구성하였으며, 총 23개 사고현장에 대한 조사와 자료분석, 76개 항목의 시험실증*을 거쳐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9개 기관, 약 90명의 인원이 참여한 분석결과, 전체 23건의 화재사고 중 14건은 충전완료 후 대기중에 발생했다.
아울러 6건은 충방전 과정에서 났고, 설치·시공중에도 3건이 발생한 것을 확인됐다. 사고원인은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체계 미흡 등 4가지 요인을 확인했다.
특히 일부 배터리 셀에서 제조상 결함을 발견했으나, 이러한 결함을 모사한 실증에서 화재가 발생하진 않았다. 다만, 조사위는 제조결함이 있는 배터리가 가혹한 조건에서 장기간 사용되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산자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화재원인을 토대로 ESS 제조·설치·운영 단계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소방기준 신설을 통해 화재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종합적인 안전강화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먼저 제조기준에서 제품 및 시스템 차원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ESS용 대용량 배터리 및 전력변환장치(PCS)를 안전관리 의무대상으로, ESS 주요 구성품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올해 8월부터 배터리 셀은 안전인증을 통해 생산공정상의 셀 결함발생 등을 예방하고, 배터리 시스템은 안전확인 품목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PCS는 금년말까지 안전확인 용량범위를 현행 100kW에서 1MW로 높이고, 2021년까지 2MW로 확대키로 했다.
또한 전기산업진흥회, 스마트그리드협회, 전지산업협회, 관련업계 등 민간이 자율적으로 협력해 배터리시스템 보호장치 성능사항, ESS 통합관리 기준 등을 올해 중 단체표준에 추가하고, 고효율 인증, 보험 등과 연계하여 실효성을 확보토록 할 방침이다.
설치기준도 강화한다. ESS 설치기준을 개정, 옥내설치의 경우 용량을 총 600kWh로 제한하고, 옥외에 설치하는 경우에는 별도 전용건물 내 설치토록 규정하여 안전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안전장치 및 환경관리를 위해서 누전차단장치, 과전압보호장치, 과전류보호장치 등 전기적 충격에 대한 보호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배터리 만충 후 추가충전을 금지하고, 배터리실 온도·습도 및 분진 관리는 제조자가 권장하는 범위 내에서 관리되도록 기준을 설정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운영·관리에서 점검 강화를 통한 운영·관리 단계 안전성을 높인다. 정기점검주기를 단축(4년→1∼2년)하고, 전기안전공사와 관련업체가 공동점검을 실시하여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다.
화재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기준도 마련한다. ESS를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해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ESS에 특화된 화재안전기준을 올해 9월까지 제정할 계획이다.
한편 이러한 안전조치를 이행하는데 소요되는 공통안전조치는 각 사업장 ESS 설비의 안전강화를 위한 것이므로, 소유자·업계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다만 방화벽 설치 등 추가안전조치는 옥내 설치된 ESS설비의 화재발생시 인명피해 방지를 위한 것으로, 정부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소방특별조사에 따른 후속 비용은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되므로, 향후 업계와 비용분담 방안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화재사태를 계기로, ESS의 안전성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려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며 “미래 신산업으로서 우리 ESS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번 화재사태로 위축된 성장활력 회복이 필요하다. 향후 유망분야에서 새로운 수요 창출을 지속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