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醫 "만성적자 산부인과, 보건소와도 경쟁해야 하나"

산부인과醫 "만성적자 산부인과, 보건소와도 경쟁해야 하나"

기사승인 2019-06-14 10:47:18


정부가 산모 대상 보건소 주말·야간 진료를 확대하고, 산전검사 지원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산부인과 의사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만성적인 경영 어려움을 겪고있는 산부인과 의원들이 보건소와도 경쟁을 벌여야 하느냐는 것이다.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보라 의원은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기간 제한 규정을 삭제하고, 보건소 주말ㆍ야간 진료를 확대하며, 정부의 산전검사 지원 의무를 명시하는 방안이 추진한다고 하며 ‘건강한 출산 3종 패키지 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건강한 출산 3종 패키지 법안’은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임신 전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게 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 법률안’ ▲보건소에서 주 1회 이상 야간진료 및 월 1회 이상 토요일 오전 진료를 실시하도록 한 ‘지역보건법 일부개정 법률안’ ▲정부의 임산부 및 가임기 여성에 대한 산전 검사 지원 의무를 명시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 법률안’이다.

이에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성명을 내고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의사회는 "우리나라의 저 출산은 국가적 비상사태나 마찬가지로 국가 존립의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을 정도인 현시점에 임산부의 산전관리 및 출산은 개인을 넘어 국가적 사업임에 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신의원 개정안은 국민에게나 의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개정안 발의는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현재 산모에게는 국가에서는 바우처 카드로 도움을 주고 있으며 출산까지 사용할 수 있다. 초음파를 비롯한 거의 모든 산모의 산전검사가 급여화 되었고 본인 부담금은 진료 총액의 10%만 부담하므로 산부인과에서 초음파검사를 하면 몇 천원의 자기 부담이 된다. 보건소에서 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오히려 교통비 지출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보건소에서 주 1회 이상 야간진료 및 월 1회 이상 토요일 오전 진료를 하는 것은 지역 산부인과 병의원과 경쟁관계가 되겠다는 것이고 보건소의 본래의 기능을 무시한 처사이다"라며 "현재 산부인과 병의원은 운영이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산모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야간진료를 하고 있고, 거의 모든 병의원은 토요일 진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분만하는 산부인과인 경우는 24시간 진료가 가능하다. 보건소 진료시간 연장은 야간이나 휴일 수당 지급으로 인해 오히려 혈세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산부인과 의사가 없는 보건소가 산모 진료를 하는 어이없는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의사회는 "저출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 제대로 수립되기를 바라며, 산부인과 병의원 폐원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보건소 진료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현실에 맞지 않는 것으로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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