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최대 제주도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직접 가보니

대한민국 최초·최대 제주도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직접 가보니

[임중권의 현장을 가다] 국내 최초·최대 제주 ‘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기사승인 2019-07-20 01:00:00

제주는 삼다도(三多島)로 널리 알려진 국내 대표 휴양지다. 사시사철 부는 바람이 제주도의 사회·문화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최근에는 제주와 오랜 기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온 바람이 이 섬에 신선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불어오는 바람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해상풍력 발전이 변화의 주인공이다. 해상풍력발전은 균일한 바람만 분다면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에서 주목받는 미래먹거리 분야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한 축이기도 하다.

쿠키뉴스는 2017년 11월부터 연간 약 2만4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8만5000M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 최초, 최대 규모의 상업용 해상풍력 발전단지인 ‘탐라해상풍력발전’을 지난 16일 찾아 대한민국 해상풍력발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탐라해상풍력발전소는 서울에서 비행기와 차량을 이용해 3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인근 해상에 자리하고 있다. 제주공항에서 차를 몰고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에 도착해서 첫눈에 들어온 것은 시골집 같은 정겨운 두모리 마을, 그리고 바다에 우뚝 선 10개의 풍력발전기(3MW 10기)였다.

이곳에 공급된 풍력발전기는 두산중공업 제품으로 높이만 80~90m에 블레이드(날개) 한 개 길이가 65.5m에 달한다. 풍력발전기 전체 무게는 약 372톤이다. 현장을 둘러보며 관계자들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곳의 풍력발전기는 물론 설계·시공·준공·운영까지 모든 100% 국내 기술로 완성됐다고 한다.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는 국산화를 실현한 셈이다.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은 날씨에 탐라해상풍력발전소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명 본부장과 배에 올라 육지에서 600m가량 떨어진 바다 위 풍력발전소를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땅에 발을 딛고 서서 바라보던 풍력발전기의 모습은 사라지고, 바다 한가운데서 풍력발전기의 위용이 느껴졌다. 놀라운 점은 엄청난 크기의 위용과는 달리 풍력발전 블레이드의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가 풍력발전기의 소음을 잡아주는 ‘백색소음’ 역할을 하기에 소음 문제가 전혀 없다”며 “인근 어민과 해안가 1km 구간 주민들도 소음을 못 느끼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단지를 배경으로 카페와 식당이 생겨서 마을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재생에너지 사업이 성장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풍력발전으로 인한 어족자원 감소에 관해 물었다. 김 본부장은 “일각의 우려와 다르다”며 힘줘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인근 해저 생태계는 발전기를 지지하는 구조물이 인공어초 역할을 하면서 어족자원이 늘었다”면서 “인근 해녀들은 과거부터 소라·해삼·전복을 쿼터제로 제한된 양을 1년에 10개월만 채취할 수 있었다. 단지가 들어선 이후 관련 어족 자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해녀들이 4개월이면 쿼터를 다 채우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바다 위에서 위용을 뽐내던 풍력발전기를 뒤로하고 다시 육지로 올랐다. 해변에서 다시 바라본 풍력발전단지에는 국가적 미래먹거리 확보와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의 창출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막중한 책임이 궂은 날씨의 많은 구름만큼 드리워진 듯 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 해상풍력발전에 관한 비전(Vision)으로 “우선 탐라해상풍력발전을 실질적인 한국 최고의 해상풍력단지로 만드는 게 현장 직원들의 목표입니다. 세간에서 ‘한국 해상풍력발전=탐라해상풍력발전’으로 인식하도록 해야죠”라며 앞으로의 해상풍력발전 비전에 탐라해상풍력발전과 한국의 풍력발전에 대한 자신감 있는 미래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육상풍력발전보다 부지선정부터 효율성 측면까지 강점을 지닌 해상풍력발전을 통해 한국 재생에너지가 한층 더 강화되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탐라해상풍력단지는?

탐라해상풍력단지 사업은 2006년 개발사업 시행 승인을 얻었지만, 9년이 지난 2015년이 되어서야 첫 삽을 뜬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이는 당시 지역 주민들에게 풍력발전이 익숙하지 못한 에너지원이였다는 점과 익숙하지 못한 것은 사람들에게 우려의 대상으로 비치기 쉬웠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당시 사업추진단은 지역 주민들과 숨김없는 정보공유를 비롯한 투명한 소통 과정을 통해 사업을 느리지만 확실하게 진행했다.

그 결과 첫 삽을 뜬 이후에는 사업에 에너지 업계에서 드림팀으로 꼽히는 두산중공업과 한국남동발전이 참여하면서 2016년 9월까지 풍력발전기 설치부터 최초의 계통 연결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이후 2017년 9월부터는 제주도 연간 전기생산량의 3%를 담당하는 제주의 에너지 효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또한 준공 당시 일각의 우려와 달리 해상풍력단지 주변에는 산호와 어족자원은 더욱 늘었다. 게다가 매년 오는 돌고래들도 여전히 인근 바다를 찾아오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 견학 및 지역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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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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