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대구시 코로나19 긴급생계자금 지급 대상이 아닌 공무원, 교직원, 공공기관 직원 등 3900여 명이 25억 원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가 뒤늦게 잘못 지급한 긴급생계자금 환수에 나섰지만 시민단체는 혼선을 일으킨 대구시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대구시는 9일 “지난 4월 지급한 긴급생계자금을 받아서는 안 되는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공사·공단 직원, 대구시 출자·출연기관 직원, 정부산하 공공기관 직원 등 3928명이 25억 원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돼 환수 절차에 나섰다”고 밝혔다.
환수 대상은 공무원 공무원 1810명, 사립학교 교직원 1577명, 군인 297명, 공사·공단 직원 95명, 출자·출연기관 직원 126명, 정부 산하 공공기관 직원 23명이다.
시는 앞서 지난 4월 영세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 등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인 43만 가구에 50만 원에서 90만 원씩 모두 2700억 원을 생계자금으로 지급했다.
이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과 별도로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지원금으로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 공공기관 직원 등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시는 소득 수준을 나타내는 건강보험료만을 지원 기준으로 삼으면서 25억 원을 잘못 지급했다.
코로나19로 여파로 어려운 시민들에게 지급키로 한 긴급생계자금이 검증에 허점으로 엉뚱한 곳에 지급된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신속한 집행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확인되지 않았다”며 “긴급생계자금 신청은 세대주만 신청할 수 있는 정부의 재난지원금과 달리 세대주나 세대원 누구나 할 수 있어 환수 대상인 상당수 공무원의 가족이 제외 대상인 것을 알지 못하고 신청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시는 지금까지 잘못 지급된 지원금 가운데 60% 가량을 환수한 상태이며, 긴급생계자금 납입 고지서를 발부해 납입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긴급생계자금 지급 과정에서 혼란과 혼선을 야기하며 행정불통과 불신을 심화시킨 대구시에 서민경제를 맡길 수 없다”면서 대구시의 졸속 행정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또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경제부시장을 경질하고 2차 유행 대비를 위해 결자해지하는 마음으로 대구시 경제부서의 판을 다시 짜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