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생명보험사들이 잇달아 예정이율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사가 보험소비자에게 보험금·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예상이자율(수익률)을 의미한다. 보험료 산정의 기준으로 쓰인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같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선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서다. 대체로 보험업게에선 예정이율이 0.25%p 내려간다면 보험료는 5%에서 10% 가량 올라간다고 본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오는 10월 0.25%p 수준의 예정이율 인하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생명을 제외한 생보사들도 예정이율 인하를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4월 2.5%에서 2.25%로 인하한데 이어 7월 2.0%로 총 0.5%p 내렸다. 다만 한화생명은 실적발표와 함께 올해 하반기에는 추가적인 예정이율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교보생명을 비롯해 ▲처브라이프생명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등 타 생보사들도 10월 상품개정에 맞춰 예정이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생보사들의 예정이율 인하 카드를 의외라고 보고 있다. 보험료를 실질적으로 상승시켜 보험상품 가격경쟁력 감소 및 가입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또한 금융당국 보험료 인하 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무·저해지환급형 보험 상품들의 불완전판매 여지를 차단하고 보험소비자들의 편익을 증대하기 위해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마련, 10월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이 도입되면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의 환급률을 낮추는 대신 해당 상품의 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무해지환급형 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들은 납입만기 이후 받는 환급금 규모를 줄이게 되고, 이에 맞춰 받는 보험료도 줄어든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럼면서 예정이율 인하와 관련해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강조했다. 그는 “보험소비자를 위해 해당 시행안을 발표하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생보사들의 업황이 안좋은 상황에서 개정안 발표는 생보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생보사들은 예정이율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개정안이 맞물리면서 사실상 큰 실효성을 거두기 힘든 상황이 돼 버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 수익률은 악화됐다. 당기순이익은 2조727억원으로 전년동기(2조1276억원) 대비 2.6%(549억원) 감소했다. 여기에 보험영업손실도 전년동기 대비 7.0% 증가한 12조6586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전년동기 대비 0.04%p, 0.71%p 감소한 0.45%, 4.68%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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