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 서민, 햇살론 받아도 잠시뿐…현금서비스로 되돌아간다

저신용 서민, 햇살론 받아도 잠시뿐…현금서비스로 되돌아간다

근본적인 채무구조 개선위해 서민 신용관리교육 필요

기사승인 2020-09-16 10:29:01
▲사진=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저신용 서민들이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등 정부 대출을 지원받는다고 하더라도 다시 현금서비스에 의존하게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데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신용상담 및 금융교육이 필요하다는 금융전문가의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오윤해 연구위원이 15일 발표한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등 정책 대출 이용자 모두 대출 직후 현금서비스 잔액을 크게 줄였고, 6개월 후에도 폭은 작지만 감소효과는 유지됐다. 

하지만 현금서비스 잔액의 감소 효과는 정책서민금융 대출 1년 후 사라졌다. 여기에 새희망홀씨 이용자들은 대출 2년 후에는 현금서비스를 미이용자보다 오히려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권 금융회사 중 가장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분석한 결과도 정부 지원대출과 상황은 비슷했다. 햇살론 대출자들은 6개월 이후부터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증가시키기 시작했으며, 대출 2년 후에는 햇살론 미이용자보다 더 많은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새희망홀씨 이용자들도 대출 2년 이후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오히려 크게 증가시켰다.

▲사진=한국개발연구원

오 연구위원은 저금리 정책서민금융상품은 이용자들의 채무구조를 개선하기보다 저신용 서민들의 채무조정 시기를 지연시켰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오 연구위원은 “저신용층의 자금 애로가 해소돼 생활수준이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연소득이 낮은 정책서민금융 이용자들이 높은 소비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수입·지출 관리가 부족한 상태로 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정책서민금융 상품 공급 확대에 치중하기보다 서민 신용관리교육으로 이용자의 신용 개선을 지원하고 상담을 통해 과다 채무자를 채무조정제도로 안내하는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의 정책서민금융을 이용하는 대출자에게 서민금융진흥원 등에서 제공하는 신용관리교육이나 신용상담 이수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또한 햇살론 보증비율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햇살론의 보증비율은 현재 90~100%로 설정된 상태인데, 해당 비율을 코로나19 경제충격 진정 이후 5~10%포인트 낮춰 출시 당시 85% 수준으로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 연구위원은 “보증비율이 높게 적용된 대출자의 채무불이행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100%에 가까운 보증비율에서만 대출이 공급되는 채무자에게는 대출보다 채무조정제도의 안내나 복지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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