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저금리 기조 속 예금금리 ‘영끌’

저축은행, 저금리 기조 속 예금금리 ‘영끌’

기사승인 2020-09-18 05:00:02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저금리 기조 속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모양새다. 최근 주식시장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이탈한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과 함께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한 예금확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개사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12개월 기준)는 1.71%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정기예금 평균금리인 1.64%보다 0.07%p 상승한 수치다.

저축은행 금리 인상은 대형 저축은행이 주도했다.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이번 달 초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기존 1.6%에서 0.1%p 인상한데 이어 10일 뒤 다시 금리를 0.2%p 올리며 불과 열흘 만에 예금금리를 0.3%p 끌어올렸다. 여기에 ‘비대면 회전 정기예금’ 상품이 제공하는 우대금리까지 더하면 최대 2.1%p의 금리를 제공한다. 사실상 2%대 금리가 돌아온 셈이다.

OK저축은행도 금리 인상에 동참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5일 OK정기예금 금리를 연 1.5%에서 1.6%로, 3년 만기 OK안심정기예금과 1년 만기 OK정기적금도 1.6%에서 1.7%로 0.10%p씩 올렸다. 웰컴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각각 0.05%p, 0.10%p씩 상향 조정했다. 이밖에도 한국투자저축은행을 비롯해 ▲대신저축은행 ▲BNK저축은행 ▲DB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 등 총 14개 저축은행에서 예·적금금리를 인상시켰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이같은 저축은행업권의 예금금리 ‘영끌’에는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급격히 유출된 자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이 크다. 최근 SK바이오팜을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등 주식시장의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약 150조원의 자금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몰리면서 저축은행 뿐 아니라 시중은행 내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갔고, 이들을 회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해석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가장 최근에 있었던 카카오게임즈 청약에만 최대 60조원까지 모였던 것으로 아는데, 주식을 배정받지 못한 자금들은 대부분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으로 들어오게 된다”라며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장의 넘쳐나는 유동성들을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끌어올 수 있고, 추가적인 자금이탈도 막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권에서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보이면서 대출확대를 위한 금리 인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상반기(5976억원)보다 14.5% 늘어난 684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총 여신 연체율은 3.7%로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가계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동기 대비 0.2%p씩 감소한 3.4%, 4.5%로 나타났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출 재원의 대부분을 예·적금으로 조달하는 저축은행의 특성상 대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예·적금 금리 인상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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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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