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금융감독원이 근로복지기금을 사칭했다고 ‘소비자피해 주의’를 당부한 금융업체가 네이버 포털에서 광고 형태로 버젓이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소비자단체에서는 이같은 네이버의 도덕 및 사회적책임 불감증이 추가적인 금융소비자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26일 불법대출광고 소비자피해 주의 경보 조치를 발령한 바 있다. 해당 경보에는 근로복지기금과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의 명칭을 혼합한 ‘근로자통합지원센터’라는 업체가 근로복지기금을 사칭한 페이스북 불법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금감원은 금융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불법행위가 의심된다며 소비자피해주의 경보조치 발령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네이버는 ‘근로자통합지원센터’를 파워링크 광고 형태로 버젓이 노출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광고 노출기준은 검색어에 대한 연관성과 광고주의 입찰가이며 이미지 등 추가 링크는 등록한 경우에만 기준에 따라 노출된다”고 설명을 달았다. 반면 네이트나 다음 등 다른 포털사이트는 근로자통합지원센터에 대한 홈페이지 및 광고를 노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제도적 한계를 토로했다.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이원하 부국장은 “금감원 차원에서 정부사칭 광고를 하는 업체들을 네이버나 타 매체에게 광고나 노출을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소비자경보 주의 조치 발령을 내리는 데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금융소비자의 피해 양산을 우려하면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정부대출을 안내해준다는 업체들은 고금리 사금융으로 먼저 유도한 뒤 정부대출로 전환해준다는 식으로 금융소비자들을 유혹한다”며 “불법의 여부가 높은 금융업체들을 네이버가 광고 형태로 노출하고 있는 것은 2차 피해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 원장도 “네이버의 경우 광고를 노출할 때 금융감독원의 주의조치를 참고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라며 “네이버가 광고 체결을 할 때 해당 업체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금융당국에 사전 확인 한 뒤, 광고를 노출해야 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도 소비자주의 경고 발령에 그치지 않고 불법 사칭광고를 진행하고 있는 금융업체들을 공정위에 수사요청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네이버 측에 연락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해당광고는 취재가 시작되자 24일 오후 네이버 포털에서 사라졌다.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