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1984년 창단 이래 30년 넘게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들은 리그 최강의 팀으로 기억되지는 않는다. 1996년과 2005년 단 두 차례밖에 정상에 오르지 못한 탓이다.
오히려 리그 최다인 8번의 준우승으로 ‘2인자’ 이미지가 더욱 강하다. 특히 2013년과 2019년에는 리그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던 상황에서 포항 스틸러스에게 모두 패배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울산에겐 우승을 못하고 2등만 한다는 인터넷 용어인 ‘콩라인’이 수식어처럼 따라다녔다.
올해도 과거와 비슷한 그림이다. 파이널 라운드 진입 전 단독 선두였던 울산은 지난달 27일 대구FC전에서 2대 2로 무승부를 거뒀고 지난 18일에는 라이벌 포항과 ‘동해안 더비’에서 0대 4로 대패해 2위 전북 현대에게 턱밑까지 추격을 당했다.
최근 분위기가 쳐진 울산은 오는 25일 홈구장인 울산문수축구장에서 ‘2020 K리그1 파이널라운드’ 25라운드 리그 전북과 맞대결을 가진다. 이번 맞대결은 사실상 우승컵의 주인공을 가리는 결승전과 다름없다.
현재 유리한 팀은 울산이다. 두 팀은 승점 54점으로 동률이다. 승점이 같을 경우 순위를 가리는 다득점 부분에서 울산이 51골로 43골을 넣은 전북에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으며, 전북을 누르고 승점 3점을 챙긴다면 우승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콩라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현재 울산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지난 포항전에서 큰 점수 차 패배와 함께 주축 선수 2명을 잃었다. 수비수 불투이스와 공격수 비욘존슨이 포항전에서 퇴장을 당해 전북전 출전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울산은 올 시즌에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전북에 두 번 다 패했다. 심리적인 영향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전북은 광주전 완승으로 상승 분위기를 탔다. 최근 한교원이 부상에서 돌아왔고, 최근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왼쪽 수비수 이주용이 성장한 모습으로 김진수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울산과 달리 특별한 부상자도 없어 최정예 멤버로 울산 원정길에 나선다.
기세가 꺾인 상황이지만 울산은 이번만큼은 무조건 이기겠다는 각오다. 반드시 전북전에서 승리해 우승컵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올해는 기쁨으로 바꾸고자 노력해왔다”며 “노력이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게끔 노력하겠다. 반드시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이어 “우리는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마지막까지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가 이겨야한다. 전북을 이기고 우승해야 진정한 우승일 것 같다. 우리 선수들도 그런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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