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인천의 생존 드라마, 아직 안 끝났다

[K리그1] 인천의 생존 드라마, 아직 안 끝났다

기사승인 2020-10-24 18:45:11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인천은 K리그1의 ‘생존왕’이라 불려왔다. 매 시즌 초반마다 강등권에서 허덕이지만, 가을만 되면 귀신같이 살아나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K리그에 승강제 도입 이후 단 한 차례도 강등당하지 않은 유일한 시도민 구단이다.

지난해에는 유상철 전 감독이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음에도 팀을 끝까지 이끌어 잔류에 성공하는 감동 드라마를 써갔다. 

올해도 비슷한 그림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임된 임완섭 감독은 시즌 초 7연패 늪에 빠지면서 자진 사퇴를 했다. 승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개막 후 15경기 동안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지난 8월 조성환 감독이 부임한 이후 인천은 달라졌다. 11경기에서 5승1무5패를 거두면서 불가능해보였던 다른 강등권 팀들과 경쟁도 뒤늦게 가능해졌다. 잠시나마 최하위에서 탈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이널 라운드 진입 후 다시 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성남을 6대 0으로 잡으며 다득점까지 챙겼으나 이후 수원과 강원을 상대로 내리 패배하면서 다시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 사이 부산과 성남은 승점을 조금씩 쌓으면서 강등권에서 멀어졌다. 지난 21일에는 성남FC가 수원 삼성을 2대 1로 꺾으면서 인천과 승점 차이를 3점차로 벌렸다. 인천은 이날 부산과의 경기에서 패배할 시 무조건 강등되는 상황이었다.

인천은 이날 승리를 위해 공격하고 또 공격했다. 하지만 공격의 정확성이 너무 떨어졌다. 되려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43분 왼쪽 측면에서 부산 이상준의 크로스를 인천 골키퍼 이태희가 제대로 쳐내지 못했고, 부산 공격수 이동준이 흐른 공을 침착하게 머리로 밀어 넣었다.

한 골을 허용하고 맞은 후반전, 인천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13분 송시우가 페널티 라인 인근에서 넘어졌지만 VAR 판독 끝에 페널티킥이 번복되고 프리킥으로 선언됐다.

끌려가던 인천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부산의 탄탄한 수비벽에 가로막혔다.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초조함이 느껴졌다. 경기 종료 20분전. 모두가 인천의 강등을 예상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인천은 또 반전 드라마를 썼다. 파상공세를 펼치던 인천이 끝내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20분 무고사가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김대중이 머리에 맞추며 골망을 갈랐다. 1대 1 동점이 됐다.

인천은 부산의 틈을 파고 들어갔다. 동점골이 들어간지 1분 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부산의 패스를 가로챈 이후 정동윤이 측면을 과감하게 돌파한 뒤 직접 슈팅까지 시도했고, 인천 수비벽에 맞고 골이 들어갔다. 인천이 2대 1로 앞서갔다.

역전에 성공한 인천은 끝내 한 골차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거뒀다. 또 다시 인천의 극적 드라마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인천은 승점 3점을 추가해 현재 승점 24점으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최종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인천의 드라마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한편 오는 30일에 K리그1 파이널라운드B 최종전이 열린다. 인천은 FC서울을 상대한다. 이미 잔류를 확정지은 서울이라 빈틈을 파고든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날 패배한 부산은 성남과 승점 25점으로 동률이지만 다득점에서 2골차로 앞서고 있다. 부산은 24골, 성남은 22골이다. 부산과 성남은 최종전에서 서로 맞대결을 가진다. 치열한 한 판이 예상된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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