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 유착 의혹’으로 불렸던 ‘채널A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이 당시 연루 의혹을 받았던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 의견을 정식 보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지 2년 만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이선혁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채널A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공식 보고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해야 하는 이유에 관해 상세하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수사팀은 그동안 여러 차례 중앙지검 지휘부에 한 검사장을 무혐의 처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지휘부는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필요하다는 등 이유로 사건 처리를 미뤄왔다.
이날 중앙지검 측은 “오늘 오후 보고 과정을 거쳤으며 증거분석 상황과 관련 법리 등을 종합해 신속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채널A 사건이란 지난 2020년 3월 MBC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채널A 소속이었던 이동재 전 기자(2020년 6월 해고)가 사기 등 혐의로 수감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접근해 여권 인사들의 비리를 제보하라고 압박했다는 내용이었다. MBC는 이 기자의 이런 행위에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현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검사’가 연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최측근 검사’로 지목된 검사는 한동훈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 현 사법연수원 부원장)였다. 이철 전 대표 측은 채널A 이 기자가 제보를 이끌어내려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의 친분을 앞세우며 그와 주고받은 통화 내용 일부를 근거로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둘러싼 시선은 기자와 검찰총장 최측근 검사장 사이의 공모 여부에 쏠렸다. 사건은 ‘검언 유착 의혹’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당시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하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MBC 보도 다음 날 이 사건에 대한 감찰을 예고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팀은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간 공모 여부를 밝혀내지 못했다. 해당 기자는 검찰 수사 착수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 두 대와 노트북 PC 한 대를 초기화해 데이터를 삭제했다.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했지만 비밀번호를 풀지 못했다. 당시 검찰은 이 기자(구속) 및 같은 회사 소속으로 함께 취재했던 또다른 기자(불구속)만 강요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