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 달 15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한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3개월만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이어졌고, 24년 만에 국내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농심은 라면 외에도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5.7% 인상할 예정이다. 품목은 라면 26종과 스낵 23종 브랜드 총 49종이다. 라면업계 1위의 가격 인상 소식에 경쟁사인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앞서 이들 라면 3사는 지난해 한 차례 도미노 인상을 한 바 있다. 다만 두 업체는 아직까지 가격 인상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우유업계도 꿈틀댄다. 유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이달부터 목장에서 사오는 원유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업계에선 서울우유 가격도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은 당장 가격 인상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유를 원료로 하는 유제품과 야쿠르트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일부제품의 가격을 9월부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야쿠르트 라이트, 쿠퍼스 프리미엄 등의 제품은 20~200원 사이에서 가격이 오른다.
치킨 및 버거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계에서도 가격 인상 채비를 마쳤다. 한국맥도날드는 68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4.8% 인상한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에도 평균 2.8% 가격을 올렸다. 버거킹은 지난 1월과 7월 제품 가격을 각각 2.9%, 4.5% 인상했다. 롯데리아도 지난해 12월 평균 4.1% 올렸고, 지난 6월 81종의 가격을 평균 5.5% 더 인상했다. KFC도 지난 1월과 지난달 12일 주요 상품의 가격을 각각 100~200원, 200∼400원 인상했다.
피자 가격도 심상치 않다. 업계 1위인 도미노피자는 올해 1월에 이어 지난 12일부터 피자 전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피자헛·미스터피자·파파존스 등 다른 프랜차이즈 피자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들 피자 업체들 이미 모두 올해 한 차례씩 가격을 조정한 바 있다.
국내 1~3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비비큐(BBQ)·비에이치씨(bhc)는 지난해말과 올 상반기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11월 각종 제반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메뉴 가격을 평균 8.1% 인상했고, bhc도 같은 해 12월에 치킨 3개 메뉴 가격을 최대 2000원, BBQ는 올해 5월 전 품목 가격을 2000원 올렸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대형마트를 필두로 ‘초저가 마케팅’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홈플러스가 쏘아올린 치킨 가격이 뇌관으로 작용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기존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3분의1에 불과한 한 마리 6990원짜리 치킨을 내놓았다. 이후 이마트, 롯데마트에서도 저가 치킨을 내놓으며 경쟁이 시작됐다. 최근에는치킨 등 식품은 물론 다른 생필품으로도 가격 경쟁이 확산될 조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업계가 고객들의 관심을 사기 위해 초저가 경쟁에 돌입했다”며 “일반 식품기업들의 경우 가격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지만 대형마트, 편의점 등은 저마다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초저가 마케팅을 통해 실적 하락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