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28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6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지역별로는 수도권 -0,95%, 서울 -0.89%, 지방 -0.44%로 전국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탔다. 특히 인천은 -1.05%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하락폭이 컸다. 이는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으로 거래가 줄어들고 매물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부담에 전세입자들도 월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월세 전환율은 4개월 연속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냈다. KB국민은행 조사 기준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은 평균 3.28%로 전월(3.24%)대비 0.04%p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4월(3.29%)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입자들이 금리를 내는 것보다 월세는 내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세이자를 은행에 납부하는 것보다 월세로 전환해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전국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지난 9월 기준 4.8%로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 평균보다 낮다. 반면, 전세대출 금리는 최고 연 8%에 근접했다. 만일 이자율 8%를 기준으로 전세금 2억원을 대출받았을 때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133만원이지만 전·월세전환율 4.8%를 적용해 월세 전환 시엔 매달 84만원으로 줄어든다.
이 같은 상황에 월세 수요가 몰리며 가격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월세는 0.05% 상승했다. 전월(0.10%)대비 상승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같은 기간 매매는 0.77%, 전세는 0.88%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또 월세는 2019년 8월부터 3년 2개월간 단 한 달도 빠짐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가격 폭락에 역월세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계약 당시에 비해 전셋값이 하락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세입자에게 역월세를 지급하는 것이다. 역월세 외에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주지 못해 전세금 반환 보증사에서 보증금을 대신 물어주는 ‘대위변제’건수와 금액도 1년새 급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테크를 통해 공개한 '임대차시장 사이렌'을 보면 지난 10월 기준 전세금 보증규모 사고는 704건 1526억에 달해 전년 동월(243건, 527억원) 대비 세배 증가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같은 기간 196건, 420억원에서 501건, 1087억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전국 평균 전세가율 63.8%를 기록하며 깡통전세의 위험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고금리 완화 정책인 ‘안심전환대출’과 ‘청년전용 보증부월세(보증금을 낀 월세 대출)’ 등을 출시했다. 그러나 안심전환 대출은 전세대출 상품은 제외돼 전세입자들의 이자 부담은 여전하다. 청년전용 보증부월세 대출도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지난해 실행 건수 8회에 그쳤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원은 “역월세의 경우, 올해 금리가 전월세가 상승에 비해 금리가 너무 급박하게 오르며 시장 궤도가 따라가지 못하며 생긴 시장 왜곡 현상이다”며 “내년의 경우 금리가 점진적인 인상이 예고돼 역월세와 같은 이상 현상들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