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게임업계 실적은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신작 게임의 부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엔씨),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의 게임사들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넥슨은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엔씨는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실적 컨센서스(전망치)에 의하면 엔씨는 1⋅4분기 매출 5095억원, 영업이익 49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6%, 영업이익은 79%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악화의 원인은 주력 게임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에서 기인했다. 신작 출시 부재와 더불어 경쟁 게임사의 신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올해 대거 출시된 것도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 원인으로 꼽힌다.
반등을 위해선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의 출시와 흥행 여부가 핵심이다. 당초 TL 출시가 엔씨의 1분기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출시 일정이 올해 후반기로 연기되며 실적 전망도 타격을 입었다. 엔씨 관계자는 TL과 관련해 “아마존과 다방면에서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예상 매출 6468억원, 영업손실 1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올랐지만 영업손실은 56.3% 증가한 모양새다. 넷마블은 지난해 1분기부터 분기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기존 라인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이번 분기에도 특별한 신작이 출시되지 않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넷마블은 신작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와 ‘아스달 연대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특히 중국에서 5종의 게임이 판호를 발급 받았다”며 “실적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성적표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예상 매출은 2847억원, 영업이익은 30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상승하지만, 영업이익은 27.9% 줄어든 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에버소울’과 ‘아키에이지 워’ 등의 신작을 출시했지만, 이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아키에이지 워는 론칭 후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세를 보였지만 3월 21일 론칭돼 실적 기여가 제한적이었다. 아키에이지 워의 성과가 모두 반영되는 2분기에는 신작 출시 효과가 더해져 실적이 개선된다는 평가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2분기엔 아키에이지 워의 매출이 온기 반영되면서 2분기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역시 아쉬운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은 4932억원, 영업이익은 2135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7%, 31.9% 감소한 모습이다. 지난해 출시된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흥행에 실패하고,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펍지:배틀그라운드(배틀그라운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버전인 ‘화정평영’은 중국 춘절에 의한 성수기 효과로 인해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평가됐다.
크래프톤은 신작 효과를 늦게 볼 전망이다. 산하 독립스튜디오인 라이징윙스에서 개발하는 ‘디펜스 더비’는 연내, AAA급 신작 ‘프로젝트 블랙버짓’은 내년, 기대작 ‘눈물을 마시는 새’는 2025년 출시 예정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본사와 스튜디오의 개발력을 증명할 수 있는 신작이 없다“며 ”가치평가 배율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넥슨은 3N(넷마블⋅엔씨⋅넥슨)과 2K(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지난해 실적발표에서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을 1167억엔(한화 약 1조 1665억원)에서 1256억엔(한화 약 1조 2554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에서 38% 증가한 범위다. 영업이익은 453억엔(한화 약 4528억원)에서 525억엔(한화 약 5247억원) 범위로 추정했는데,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385억엔(한하 약 3848억원)보다 17%에서 36% 증가한 수치다.
기존의 PC와 모바일 게임의 호성적은 물론, 새롭게 선보인 ‘카트라이더:드리프트’의 신작 효과가 더해졌다. 지난달 30일 출시된 ‘프라시아 전기’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분기 말 론칭돼 실적 기여는 제한적이었다. 프라시아 전기의 매출이 온기 반영될 경우 넥슨의 2분기 매출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