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한중전 당시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 내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에 대한 클릭 응원이 91%를 기록하는 데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와 VPN(가상사설망)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친민주당 세력이 향후 선거 여론조작에 이같은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털 다음의 중국축구 응원 클릭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매크로를 이용했고, VPN으로 우회접속 하는 방법을 통해 조작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전날(3일) 카카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1일 한국-중국의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 경기 당시, 다음 응원에 IP기준 5592명이 참여했는데 클릭응원은 3130만8549건에 집계됐다. 이 중 한국 응원은 약 6.8%인 211만3190건이고 중국 응원은 약 93.2%인 2919만5359건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기 당일 오전 9시부터 밤 11시30분까지 560만건으로 접속 IP의 99%가 한국이었지만, 경기 이후 심야시간대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클릭 응원이 2107만건으로 폭증했다. 이 시간 비정상적으로 들어온 IP중 1위는 네덜란드였으며 일본, 한국 순으로 조사됐다.
당시 응원 댓글은 클릭 응원과는 다르게 로그인을 기반으로 운영됐다.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클릭 응원과 다르게 총 3243개의 댓글 중 한국은 92.2%(2991개)였으며, 중국은 7.8%(252개)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매크로 조작 행위와 IP를 우회하는 VPN기술은 8800만개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처럼 여론을 조작하는데 쓰이는 교묘한 도구”라며 “선거를 앞두고 조작행위가 드러났다는 것은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경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관련 조사와 함께 여론조작 세력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상적 국민 여론과 달리 1~2%의 특정 세력들이 90%인냥 여론을 확대할 수 있다”며 향후 선거 여론조작에 이같은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1~2%의 특정세력이 “친민주당 세력, 친북한 세력, 친중국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자기 이해관계에 맞춰 얼마든지 작동할 수 있다고 충분히 예측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에서 VPN을 통해 한국 IP로 국내 여론에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국내 네티즌 일부가 자신이 클릭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그런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되겠느냐”며 “다양한 의견이 반영돼 여론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누구하나 들어와서 장난칠 수 있는 시스템이 된다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포털 길들이기에 나선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는 “포털 길들이기 차원에서 무엇을 할 생각도 없고 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면서도 “세계 유력 미디어 상당 수가 댓글을 폐지하고 지역이나 이름을 기준으로 댓글 비중을 (전체의) 10%만 두게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포털의 댓글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답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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