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섬유·패션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첨단산업용 섬유 개발과 국내외 수요 발굴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섬유·패션업계 간담회를 열고 ‘섬유·패션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해당 전략에는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섬유 소재 개발과 제조공정의 친환경 전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화 등 지원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섬유·패션산업은 전통적으로 한국의 주력 산업으로 꼽혀왔으나, 미국·일본 등 선도국이 첨단산업용 섬유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중국·인도 등 후발국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이에 한국은 이들 사이에서 ‘넛크래커(선진국에 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 상황이 되며 생산·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섬유·패션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번 전략을 마련했다.
산업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산업용 섬유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은 현재 3%에서 10%로, 친환경 시장 점유율은 2%에서 10%로, 섬유산업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35%에서 60%로 각각 높이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먼저 첨단산업용 섬유 관련 핵심기술 확보와 국내 수요 창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고성능 아라미드, 고성능 탄소섬유, 내극한 해양 수산 섬유 등 첨단산업용 섬유의 핵심기술을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고도화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 기업과 공급 기업이 참여하는 ‘산업용 섬유 얼라이언스’를 발족해 유망 제품과 기술 발굴을 지원하고, 내년에는 산업용 섬유의 성능과 품질을 평가·인증하는 ‘테크섬유 제품 인증평가 지원센터’를 개설해 기술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소재 개발과 제조공정 개선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섬유·패션산업의 3대 오염 배출 공정으로 꼽히는 염색, 가공, 복합재 제조 등 공정에서 나오는 폐수를 줄이고, 3대 공정을 친환경·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 등에 310억원을 투입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200여곳을 대상으로 폐열 회수설비 등을 보급하는 사업도 2026년까지 이어간다.
이 외에도 섬유·패션기업의 공정 특성을 반영한 ‘탄소배출량 측정 표준모델’을 보급하고, 친환경 소재 사용 등을 유도하는 ‘K-에코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기로 했다.
패션 수요 예측을 데이터에 기반한 AI 수요 예측 서비스를 통해 확인하고, 스케치·패턴 제작 등 디자인 과정에도 AI 기반 설루션을 적용한다. 생산 공정에서도 공정 자동화와 함께 AI 기반 생산공장 구축 등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디자인 기간을 80% 이상 단축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2028년까지 250개 이상 기업에 생산 자동화 설비 보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섬유·패션산업의 기반 강화를 위해 석·박사급 전문인력 1000명을 2028년까지 양성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환경인증, 해외전시회 참가 지원 사업도 지속 협의한다.
안덕근 장관은 “우리 섬유·패션산업은 6만개 기업이 44조원을 생산하고, 26만명을 직접 고용하며 50만명 이상이 연관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민생산업이며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미래산업”이라며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