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가운데 부실 사업 규모가 13조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경공매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제4차 부동산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강화된 평가 기준에 따른 1차 사업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5월 △양호 △보통 △유의 △부실 우려 4단계로 세분화된 사업성 평가 기준이 수립됐다. 이 가운데 부실우려 단계에 해당하는 사업장은 경‧공매 절차를 추진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유의‧부실우려 단계 사업 규모는 21조원으로 전체 금융권 PF 금액인 216조 5000억원의 9.7%를 차지했다. 특히 부실 우려 단계에 해당하는 사업장은 13조 5000억원 규모였다.
유의‧부실우려 여신 대부분은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PF에서 나왔다. PF를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일으킨 토지담보대출이 12조 9000억원에 달했다. 본PF 승인 전까지 일시적으로 돈을 빌리는 브릿지론 규모도 4조원이었다. 공사 진행에 들어간 PF 사업장은 4조 1000억원 규모에 그쳤다.
금융위는 대규모 유의‧부실우려 여신에도 금융회사나 건설사, 시행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금융권의 경우 대손충당금 6조7000억원을 적립했지만, 증자 등으로 자본비율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건설사는 공사가 진행중인 본PF 규모가 크지 않고, 시행사는 대부분 소규모 업체이면서 이미 부실화된 경우가 많아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금융사가 마련한 재구조화 계획을 오는 9월 6일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월말부터는 확정된 계획의 이행실적을 매달 점검한다. 이에 부실 PF 사업장은 오는 9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금융위는 “다수 부실우려 사업장이 이미 경‧공매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당국은 1차 평가대상 이외 전체 사업장에 관해서도 오는 9월부터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고, 12월부터는 상시평가 체계에 들어가기로 했다. 매 분기 종료 후 한 달 안에 사업성평가를 확정하고 두 달 내 재구조화‧정리 계획을 확정하는 체계다.
금융위는 “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PF 시장이 연착륙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