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한 무신사가 성수동에 뷰티 깃발까지 꽂았다.
6일 서울 성수동에 별안간 분홍색 건물이 나타났다. 8일까지 진행되는 ‘무신사 뷰티 페스타(이하 페스타)’가 열리는 곳이다. 비가 오는 평일 오전이었지만 페스타에 참가하기 위한 대기줄이 늘어졌다. 사전 티켓만 수천 장이 팔렸다.
이번 페스타는 서울숲과 성수역을 아우르는 성수동 곳곳에서 펼친다. 디마프, 프레비츠, 에뛰드, 텐스, 주미소 등 총 41개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크게 △메인 팝업 공간 △브랜드 제휴 팝업 공간 △이벤트 존으로 구성했다. 메인 공간 내부로 들어서니 총 26개의 브랜드가 각기 다른 컨셉으로 꾸민 부스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 페스타는 무신사의 뷰티 전문관인 ‘무신사 뷰티’가 처음으로 개최하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다. 앞으로 무신사 뷰티가 앞으로 추구할 ‘넥스트 뷰티’라는 방향성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했다. 또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중소 인디 브랜드의 입점 브랜드의 오프라인 고객 접점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페스타에 참여한 입점 브랜드의 80%는 인디 브랜드였다. 이날 인기가 많았던 누그레이도 페스타를 통해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고객을 만났다. 부스를 방문한 정이재(25·여)씨는 “옷을 구매할 때 무신사 어플을 많이 이용하는데, 뷰티 브랜드 팝업스토어도 연다고 해서 얼리버드 티켓을 구매해 방문하게 됐다”며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브랜드를 많이 경험해 볼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최근 성수동은 내·외국인 모두에게 ‘K-뷰티 성지’로 불리고 있다.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뷰티 팝업스토어 등이 들어서고 있어 ‘패잘알(패션을 잘 아는 사람)’, ‘코덕(화장품 덕후)’ 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성수동이 패션·뷰티의 아이콘으로 인식이 된 듯하다”며 “최근 젊은 친구들에게 유행하는 스타일,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 방문했다. 인디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런 행사가 열려 반갑다”고 말했다.
무신사도 패션과 뷰티가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점을 활용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과 뷰티는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밀접한 영역”이라며 “무신사 뷰티는 무신사에 입점한 다양한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신사 뷰티는 K뷰티 대표 주자인 ‘에뛰드’와 1020세대 사이 하입한 브랜드로 떠오른 ‘에이이에이이(aeae)’의 컬래버래이션을 기획하고 선론칭으로 발매하는 등 뷰티 브랜드의 새로운 면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페스타는 시작 전 올리브영과 부딪히기도 했다. 한 익명 커뮤니티에 “올리브영이 무신사 측 행사(뷰티 페스타)에 참여하지 말라는 압박을 가했다”는 글이 올라온 것이다. 현재 양사는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무신사는 해당 내용이 사실일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뷰티 성지’인 성수를 두고 양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성수 역명병기 사업자로 낙찰받으면서 성수역을 10억원에 사들이고. 하반기 올리브영 최대 규모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K-뷰티 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세를 띄고 있어 유통 채널이 확대되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무신사 외에도 에이블리 등 패션 플랫폼에서 뷰티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 폭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