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열렸던 국회 개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현재로서는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 시정연설이 매년 있는 것은 아니고 총리가 대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지 않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하게 된다.
여야 모두 윤 대통령의 시정 불참을 두고 비판의 메시지를 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은 내일 국회에 와서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직접 하셔야 한다. 이건 총리 대독을 시킬 일이 아니다”며 “야당이 돌을 던져도 맞을 각오로 와야 한다”고 일갈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윤 대통령이 4일 시정연설에 직접 나와야 한다”는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더는 국민을 멀리해서는 안 된다"며 "더는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지 말고, ‘명태균 의혹’을 비롯해 모든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이 명백히 밝히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초로 국회 개원식 불참 기록을 남기더니 끝내 시정연설도 포기하려는 것 같다”며 “개원식도 싫고 시정연설도 싫다니, 대통령 자리가 장난인가”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시정연설은 677조에 달하는 혈세를 어떻게 쓸지 국민께 허락을 구하는 자리”라며 “시정연설 불참은 국회 무시를 넘어 국민을 무시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10년 넘게 이어져 온 대통령 시정연설의 아름다운 전통도 무참히 깨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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