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글의 주제는 ‘지도자로서의 예수’이므로, 예수의 최후의 역할인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인간을 구원한다.’는 관점에서 예수의 최후의 모습을 가장 리얼하게 보여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를 그 대상으로 하였다.
즉, 예수가 매 맞고 채찍질 당하는 모습과 예루살렘에서 골고다 언덕까지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수난과정과 십자가에 못 박히는 모습을 여과 없이 재현한 작품으로, 예수의 마지막 12시간을 성서에 기초하여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간이 전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이야기, ‘그리스도의 수난’은 영화의 역사였다.”라는 카피와도 같이, 그의 수난을 통하여 영광을 이루어낸 영화다.
예수는 ‘자신이 온 것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웃을 사랑함은 물론, 원수마저도 용서하였으며, 그의 일생에서의 하이라이트인 십자가 죽음 직전의 “다 이루었도다.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기나이다.”라는 말로 표현되듯이, 인간적인 고통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뜻이 아니라 신의 뜻에 거슬림이 없었다.
따라서, 최고의 지도자로 전제한 복장(福將)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지도자였다. 이는 ‘복(福)’의 의미를 살펴보면 저절로 그 의미가 파악될 것이다. 먼저 어원적으로 복(福, 복 복․착할 복․아름다울 복, blessing)자 중에서 시(示=礻, 보일 시․땅 귀신 기)자는 제단을 본뜬 글자인데, 이것이 부수로 쓰일 때는 ‘보이다’라는 뜻과는 무관하고, ‘제사’라는 뜻으로 쓰이므로, 신에게 음식을 차려 놓고 그 앞에 엎드려 있는 사람의 형상을 본뜬 글자로 쓰인다. 따라서, ‘정성을 다하여 술과 재물을 신께 바치고 빌면 복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오복(五福)이라 하여, 오래 살고(壽), 부유하고(富), 건강하게 편히 살고(康寧), 비명횡사하지 않는(考終命)다면 흡족한 삶이 되지 않을까? 복연선경(福緣善慶)이란 말과도 같이, 선행을 베풂으로써 인연이 되어 경사스러운 일이 생긴다. 즉, 옳고 착한 일을 행하면 복은 반드시 그 사람에게 돌아온다.
따라서, 복을 닦는 것은 나(我)라는 자존심을 없애는 데 있다. 사슴은 뿔로 인하여 그 몸을 망치고 호랑이는 가죽으로 인하여 그 몸을 죽인다. 사람은 자신을 위한 부귀와 공명으로 자신을 죽인다. 내가 공을 얻으면 남에게 밀어주고 남이 죄를 범하면 자신이 그것을 맡아야 한다. 따라서, 복장이 되는 길은 나보다는 남을 위해서 세상을 사는 데 있다.
예수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사랑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 특히 힘없는 사람과 같이하였으며, 피할 수 있었지만 신의 뜻인 사람으로서 가장 고통스러운 십자가 형벌을 감수하였다. 이는 사람(人性)을 위하고 하늘(神性)의 뜻을 거스르지 않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삶의 전형이다. 십자가를 통하여 죄를 사함 받을 수 있는 영원한 희망의 삶(복음)을 전해준 그야말로 바로 복장 중의 복장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