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수행한 임무는 바로 땅에 묻어놨던 인삼 종자를 찾는 것이었다. 이들은 인삼전매지청의 직원이었다. 인삼전매지청은 원래 개성에 위치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충남 부여로 옮긴 상태였다. 이들은 갑자기 발발한 전쟁으로 남하하면서 미처 챙겨오지 못한 인삼 종자를 되찾기 위해 전쟁 중인 상황에서 과감히 몸을 날린 것이었다.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된 삼종회수작전(蔘種回收作戰)이 이 내용이다. 이들이 인삼을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한 수고 덕분에 오늘날까지 인삼의 명성은 계승될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인삼 속의 식물 종은 6~7종이 알려지고 있는데, 약효를 지닌 인삼종은 3종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우리 땅에서 자라는 고려인삼에는 30여 종류의 사포닌 성분이 포함되어 있고, 사포닌 외에도 약리 활성 성분으로 면역력 증강과 항암효과를 보이는 산성 다당체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2000여 년 전의 ‘급취장(急就章)’이란 문헌에 인삼의 ‘蔘’자가 처음 소개된 이래, 가장 오래된 한의학 서적인 ‘상한론(傷寒論)’에는 인삼을 사용한 21가지 처방이 기재되어 있다. 최초의 한약약물학 서적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인삼은 오래 복용해도 부작용이 없고, 장수를 누릴 수 있다’는 상약(上藥)으로 분류돼 있다.
대표적인 약용식물인 인삼(Panax ginseng)은 두릅나무과 여러해살이풀이다. Panax는 ‘만병을 치료한다’는 의미의 라틴어로 인삼의 맛은 달면서 약간 쓰고, 성질은 따뜻하고 정기를 올리어, 인체에 해로운 나쁜 기운을 제거하며, 속을 따뜻하게 하여 인체에 해로운 차가운 기운을 몰아낸다. 폐의 기운을 도와서 기침을 멈추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비장의 기능을 도와 기운을 올리게 한다. 위장 기능을 도와 인체에 필요한 진액을 생성하고, 신장을 따뜻하게 하여 양기를 강건히 하여 사지가 냉한 증상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
人蔘甘微苦, 溫
扶正祛邪, 溫中祛寒, 補肺止咳, 寧心安神, 補脾益氣, 益胃生津, 溫腎壯陽, 回陽救逆
현대 약리학에서 밝혀낸 주요성분은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s)로 강심, 진정, 항스트레스, 항쇼크, 혈당 강하, 성호르몬 분비 촉진, 항노화, 면역증강, 항암 등의 작용을 한다. 특히 고려 인삼에는 7가지의 특별한 효능이 있다는 고려인삼칠효설 "高麗蔘七效說"이 전해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보기구탈(補氣救脫) : 원기를 보하여 주는 것으로 체력이 쇠약해졌을 때나 일시적인 허탈상태에 효과가 있다.
○ 익혈복맥(益血復脈) : 혈액순환을 도와서 맥을 안정시킨다.
○ 양심안신(養心安神) :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신경을 정신피로를 해소한다.
○ 생진지갈(生津止渴) : 인체가 필요로 하는 체액을 생성해 갈증을 해소시킨다. 당뇨병 치료에 유효하다.
○ 보폐정천(補肺定喘) : 폐의 기능을 도와서 천식(喘息) 및 해수(咳漱)등 증상을 다스린다.
○ 건비지사(建脾止瀉) : 비장의 기능을 도와서 설사를 멈추게 한다.
○ 탁독합창(托毒合瘡) : 체내의 독소를 제거하여 피부병을 다스린다.
오가과(五加科)라고도 불리는 두릎나무과 약용식물에는 인삼 외에도 두릅, 독활, 오가피, 엄나무, 삼칠 등이 있다. 오가피의 학명은 Acanthopanax sessiliflorus Seeman이고, 엄나무는 Kalopanax septemlobus, 삼칠(三七)은 Panax notoginseng으로 '만병통치'라는 뜻의 'panax'가 이들 식물들의 학명에도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두릅나무는 학명이 Aralia elata이고 땅두릅이라 불리는 독활(獨活)은 Aralia continentalis. Kitagawa로 오가과(Araliaceae)를 의미하는 Aralia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 오가과 특유의 성상과 효능을 익히는데 도움을 준다.
앞에서 이야기한 삼종회수작전(蔘種回收作戰)은 KGC인삼공사가 운영하는 부여 인삼박물관에서 그 자세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부여 외에도 지방단체에서 운영하는 인삼박물관이 충남 금산과 경북 풍기와 영주에도 있다. 가족들과 나들이로 주변의 인삼박물관들이나 인삼을 다루는 금산, 풍기 등의 전통시장을 택해보는 것도 즐거움과 건강을 챙기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