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쿠키뉴스] 최문갑 기자 = 세종시의 몇몇 학교에서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을 수천만 원을 들여 개보수한 지 4년 만에 다시 엄청난 예산을 들여 교체작업을 벌이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세종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친환경 운동장 교체 대상학교의 대부분은 우레탄 납 한국산업표준(KS) 기준이 만들어진 지난 2011년 4월 이후 설치한 우레탄 트랙 학교들이어서 말썽이 되고 있다. 우레탄 트랙 공사 준공 시 유해물질 검사를 제대로 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세종시교육청은 관내 90개 학교운동장(인조잔디, 우레탄 트랙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해성 검사 결과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16개 학교의 운동장을 내년 학기초까지 친환경으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교체 비용은 무려 25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없었느냐는 점이다. 세종여고와 부강초등학교의 경우, 운동장 우레탄 트랙은 유해성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2016년 11월 각기 3천만 원과 6천만 원을 들여 트랙 개보수 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이들 두 학교의 우레탄 트랙은 최근 유해성 검사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아예 교체공사를 벌어야 할 판이다. 2016년 개보수 작업을 어떻게 했길래 다시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 두 학교의 경우 2016년 9월, 당시 정부가 우레탄 트랙의 안전관리기준을 새롭게 정비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우레탄 트랙 유해성 관리개선대책’이 발표된 직후 개보수 작업을 벌였다. 그런데도 이번에 교체 대상이 됐다. 당시 개보수 작업의 부실 등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당시 학교장과 담당자들이 학교를 떠나 이 문제에 대해 알 길이 없다”면서 “당시 문제가 된 우레탄 트랙이 또 문제라니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작업을 위해 운동장 사용 금지 표지판 및 안전띠를 설치했다”면서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밝혔다.
친환경 교체 대상 학교의 대다수 우레탄 트랙은 우레탄 납 KS 기준이 만들어진 2011년 이후 설치한 것들이라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세종시교육청 관내 교체 대상 운동장 중 인조잔디 운동장 1곳과 2011년 이전에 설치된 2곳을 제외한 13곳의 우레탄 트랙은 우레탄 납 KS 기준이 만들어진 2011년 이후 설치됐다. ‘유해성 기준 따로 시공 따로’란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운동장 유해성 검사의 기준이 최근 강화돼 공사 대상 학교가 많다”고 말할 뿐 “개보수 작업을 벌인 우레탄 트랙을 교체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 잘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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