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위드코로나…강원교육,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특별 인터뷰] 위드코로나…강원교육,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강원초등교장회 유대균 회장 인터뷰
“방과후돌봄복합센터·창의융합센터 통해 교육공동체 구축 필요”

기사승인 2021-08-13 13:02:46
강원초등교장회 유대균 회장.

[강원=쿠키뉴스] 박하림 기자 =대한민국의 미래세대를 길러내야 하는 교육계의 어려움은 코로나19 장기화에서 비롯된 경기침체와는 다른 문제를 갖고 있다. 

아무리 각종 국가고시와 자격증시험을 ‘인강’으로 준비하는 시대라지만, 2년 간 비대면으로 이뤄진 공교육만 놓고 봤을 때 전 세계적으로 초유의 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넓은 면적에 낮은 인구밀도, 높은 도농격차 등의 핸디캡을 갖고 있는 강원도의 교육환경은 긴 시간 비대면 교육이 이뤄지면서 더욱 암울해졌다. 

이에 강원초등교장회 유대균 회장(홍천군 화촌초등학교 교장)은 “학교교육과정 이후에 이뤄지는 돌봄과 방과 후 기능을 내실화해야 한다”면서 “지자체와 연계한 방과후돌봄복합센터나 창의융합센터를 만들어 주변의 작은 학교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융합인재 육성을 위한 원격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기초기본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자기주도성을 토대로 한 특성화된 강원인 육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8월말 명예퇴임을 앞둔 유대균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개월 동안 이어진 팬데믹 속 교육현장의 목소리와 ‘위드코로나’ 시대 강원교육이 준비해야 할 핵심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다음은 유대균 회장과의 일문일답.

코로나에 따른 교육의 위기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코로나는 학교의 존재 이유를 알게 해줬습니다. 학교가 학습활동 뿐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사회에 필요한 규칙이나 품성 등의 사회성 발달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을 깨닫게 했으니까요. 또한, 미래교육으로 성큼 달음질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원격교육의 보편화로 교육방법의 혁신을 가져왔지요.

그러나 코로나는 학습결손을 유발해 학력격차를 심화시켰고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을 급증시켰습니다. 코로나의 장기화는 교육부나 교육청의 위기관리능력의 한계를 보였습니다. 원격교육을 위한 준비 소홀과 교육 콘텐츠의 미흡, 우왕좌왕하는 교육행정으로 신뢰가 떨어졌습니다. 학교는 사실 철저한 방역으로 제일 안전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불안심리로 사회적 거리두기나 학교 문 닫기라는 쉬운 정책을 선택함으로 안전에 중점을 두어 교육활동에 혼란만 가중시켰습니다. 지난 7월29일 교육부는 비로소 ‘교육회복 종합방안 기본계획’을 발표했으니 꾸물거려도 한참 꾸물거리는 교육정책입니다.

개개인의 선택이지만 강원도에서 초중고를 나온 학생들이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그대로 그 지역에 머무르는 인력유출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저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대학을 마친 강원도 학생들이 그 지역에 머무르는 것을 인력유출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원도에서 출타해 성공한 강원인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교육부에 근무한 저의 경험으로 보면 강원인들은 강원인들끼리 1년에도 몇 차례씩 모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중앙부처의 강원인들은 자연스럽게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오히려 강원도에 남아 있는 지역 인사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출향 인사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모색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출향 인사들을 어떻게 활용하는 가에 따라 강원도의 일자리 창출과 먹거리 산업을 발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원교육도 역량 있는 인재는 국가의 동량이나 글로벌 인재로 발돋움하게 하고, 지역사회에 봉사자로 역할을 하거나, 더불어 사는 사회에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자리가 없어 생산층 인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현상은 또 다른 정책적 배려와 고민이 필요합니다.

강원초등교장회 유대균 회장.

앞서 ‘출향 인사를 어떻게 활용하는 가에 따라 강원도의 자원’이 될 수 있다고 하였는데 구체적인 방향이나 내용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출향인사들이 수도권에서 대학을 다니고 그곳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면 나름대로 역량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자체는 이런 분들의 동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지역사회는 이런 분들의 전문분야를 잘 파악해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활용할 기회 제공이 어렵다면 그들의 기술이나 역량이 고향을 위해 헌신하거나 기부할 수 있는 토대라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호손이 쓴 ‘큰 바위 얼굴’이란 단편 소설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어니스트는 바위 언덕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이 출향한 부자나 장군, 정치인인 줄 알았지만 시인은 큰 바위 얼굴이 어니스트라고 소리칩니다. 어니스트는 그럼에도 큰 바위 얼굴을 기다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강원도의 큰 바위 얼굴은 결국 강원도를 지키고 있는 분들인 것입니다. 지역을 지키는 도민이 출향인사를 배척하거나 경쟁대상으로 보지 않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출향인사는 귀한 자원이 될 것입니다.

인구소멸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시대 입니다. 강원도는 전국에서도 높은 편이라고 하는데요. 코로나 시대 이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있을까요.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강원도는 춘천, 원주, 강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구분됩니다. 저출산 고령화는 점점 더 심해 질 것입니다. 

교육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작은학교가 아름답다고만 하지 말고 재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시지역과 군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교육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교육인프라 구축이 필요합니다. 

한 예로 학교교육과정 이후에 이뤄지는 돌봄과 방과 후 기능을 내실화해야 합니다. 지자체와 연계한 방과후돌봄복합센터나 창의융합센터를 만들어 주변의 작은 학교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융합인재 육성을 위한 원격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기초기본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자기주도성을 토대로 한 특성화된 강원인 육성에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활동의 생태계를 재구조화해 학생들이 건전한 체력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인 사고력을 갖출 수 있는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hrp118@kukinews.com
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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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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