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Blood' (Impact Factor: 23.629)에 지난 2일 게재됐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 종양 치료 과정에서 시행하는 시술이다. 항암치료 후 파괴된 조혈시스템을 재건하고 잔존하는 종양세포를 이식한 T-세포로 제거할 목적으로 시행한다. 하지만 이식 후 발생하는 염증 질환인 이식편대숙주병(graft-versus-host disease, GVHD)은 이식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을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확장 적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벽이었다.
이식편대숙주병을 예방하고자 이식 전후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지만 발병률이 20-50%에 이르러 일단 발병하면 강도를 높인 면역억제법을 적용하지만 이는 몸 전체의 면역을 약화시켜 암 재발과 감염의 위험을 높였다. 따라서 전신 면역의 손상 없이 이식편대숙주병의 주요 표적 장기(장, 폐)의 병리적 염증반응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이 절실했다.
AHR(아릴하이드로카본수용체)은 저분자 물질에 의해 활성화하는 전사인자로서 barrier 장기(소화기, 피부, 호흡기)에서 염증 조절과 조직 치유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식편대숙주병 동물모델에서 AHR의 새로운 염증 제어 기전을 밝혔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면역조절 AHR 작용제(PB502)을 개발해 전신적인 면역 약화없이 폐와 장 조직의 이식편대숙주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약물이 점막 상피세포의 핵심 염증사이토카인 IL-6의 생성을 효과적으로 조절한다는 기전과 염증 Th17 세포/면역억제 Treg 세포의 면역밸런스를 회복하게 하는 새로운 기전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수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팀의 선택적 염증 제어의 개념 증명(Prof-of-Concept)을 바탕으로 표적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한 점과 이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한 점이 큰 성과였다"며 "연구진은 AHR-표적 신약후보물질을 염증성장질환과 다발성경화증, 건선 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착수했다"고 말했다.
김해=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